소방관 힐링승마 시행 모습. (한국마사회)

(서울=NSP통신) 김종식 기자 =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고립감과 외로움을 달래고자 미국에서는 ‘소 끌어안기(cow cuddling)’로 알려진 힐링 프로그램이 열풍이다.

농장에서 소를 만나 마음껏 쓰다듬고 기대어 쉴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시간당 75달러의 비용에도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소의 따듯한 체온과 느린 심장박동이 사람의 옥시토신 분비 촉진과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진다고 한다.

소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도 사람보다 크고 따듯한 동물을 활용한 심리 치유법인 ‘힐링승마’가 있다.

말이 주는 힐링의 효과는 오랫동안 주목받아 왔으며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승마는 기원전부터 장애재활목적으로 활용됐으며 현대에 들어 학술적으로 정립되기 시작했다.

1980년에는 재활승마의 학문적 성과와 기법을 교류하는 세계재활승마연맹 (HETI : Horses in Education and Therapy International)이 설립돼 3년 주기의 세계대회 개최를 통해 30개국 50여 단체 간의 교류, 협력, 교육, 연구개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2개 단체(한국마사회, 대한재활승마협회)가 소속돼 있는 HETI의 세계대회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6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스펙트럼의 확장을 의미하는 ‘Widen the Spectrum’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제17회 HETI 세계대회에서는 기존 장애재활 목적의 재활승마의 범위를 일반인의 심리적 유익까지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돋보인다.

아동 정신건강 및 놀이치료 전문가인 영국의 트레이시 파 톰슨(Tracie Faa- Thompson)은 9일 총회에서 위기청소년 대상 말 놀이 치료를 소개한다.

영국 노섬벌랜드에서 말 매개 치료센터 ‘턴 어바웃 페가수스’를 운영하는 트레이시는 말을 통해 입양가족, 중독치료, 대안학교지원 등 다양한 치유 및 교육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녀는 말을 통해 위기 청소년들의 반사회적 성향을 개선하고 책임감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코로나19 의료진 힐링승마. (한국마사회)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대한 싶도 깊은 논의도 이어진다. 콜럼비아 의과대학의 유발 네리아(Yuval Neria)교수는 실제 퇴역군인을 대상으로 연구 개발한 승마치료법의 효과와 매뉴얼을 발표한다.

이밖에도 한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서 암환자, 퇴역여군, 소방관 및 방역직 종사자의 PTSD 관련 연구가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말을 통한 심리치유 활동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가 지난 2018년 화마(火魔)와의 전쟁으로 고빈도 외상사건에 노출된 소방직 공무원 1000명을 대상으로 ‘힐링승마’를 시작했다.

이후 ‘사회공익 힐링승마’를 기관 대표 사회공헌 사업으로 선정해 우리 사회 안전을 위해 희생하는 소방관, 교정직, 가축질병 방역직, 코로나의료진 등 공무직 종사자와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보호관찰청소년 등 현재까지 약 6000여 명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가축 전염병 살처분 업무에 투입돼 심리적 고통을 겪는 방역직 종사자 힐링승마는 연구 결과 참가자들의 스트레스 감소, 정신건강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소방관의 PTSD감소, 보호관찰청소년의 공감수준능력 향상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됐다.

한국마사회 사회공익 힐링승마 담당자는 “코로나19로 힐링승마 활동에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지만 HETI 세계대회를 통해 한층 더 효과적인 힐링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기존 대상 이외에도 힐링승마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이번 HETI2021과 한국마사회 재활힐링센터를 찾아주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HETI2021 세계대회에서는 ‘뇌성마비’ ‘유방암’ 등 특정 질병에 미치는 승마의 영향 뿐만 아니라 말 복지, 가상현실 등 말산업 전반의 심도 깊은 토의와 발표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이어질 예정이다.

프로그램과 참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말산업 정보포털사이트 호스피아및 HETI 2021 SEOUL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NSP통신 김종식 기자 jsbio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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