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TI 2021 포스터. (한국마사회)

(경기=NSP통신) 김종식 기자 = 말은 인간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는 동물이라 해 ‘오천복’으로 불렸다. 과거엔 가축이자 이동수단으로 도움을 줬지만 이제는 ‘재활승마’를 통해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재활승마란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인지적·신체적·감성적·사회적 안녕을 주기 위해 인간과 말이 함께 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재활승마의 국제적 협력과 학술교류의 중심이 되는 ‘세계재활승마연맹(HETI) 세계대회’가 6월 7일부터 10일까지 4일 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신체적 재활을 넘어 정서적 재활까지 확장하는 재활승마

고대 그리스 문헌에 기록된 ‘부상당한 병사를 말에 태웠더니 치료효과가 있었다’는 내용을 미루어 볼 때 재활승마의 시작은 최소 기원전 400년경으로 추정된다.

말의 걸음걸이는 사람의 걸음걸이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덕분에 보행 장애인들은 승마 시 평소 사용하기 힘든 다리근육에 자극을 받게 되며 경직된 신체를 풀고 자세교정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인간의 감정을 읽을 정도로 대뇌변연계가 발달한 말이라는 동물과의 정서적 교류를 통해 스트레스 감소, 생활 만족도 등 정서적 효과까지 볼 수 있으며 승마가 대중화 돼 있던 북미·유럽에서 재활승마는 이미 보편화된 재활방법이다.

국가별로 단일의 협회가 중심이 돼 개별 승마센터들에 대한 체계적 관리를 통해 양질의 재활승마를 보급하고 있다.

◆말 통해 부정적 감정 조절…성취감·자신감 얻는 과정

지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재활승마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PTSD등 정신적인 문제를 앓고 있는 상이군인 등으로 그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소통능력과 사회적응력, 관계개선능력, 집중력, 동기부여, 인지능력 등을 개선하는데 재활승마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1년 민간 기업이 승마를 통한 재활치료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재활승마 개념이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후 한국마사회가 2005년부터 사회적 가치 실현의 일환으로 재활승마 강습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재활승마 교관 양성을 위해 해외 전문가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재활승마 발전을 토대를 닦아왔다.

한국마사회 재활승마 현장. (한국마사회)

2016년부터는 재활힐링협력승마시설 협약을 체결하며 재활승마의 전국화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위험에 노출돼 있는 사회공익 직군(소방관, 가축방역직 등)을 대상으로 직무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사회공익 힐링승마를 추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재활승마는 신체적 재활을 뜻하는 협의의 개념에서 정서적 재활까지 도모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연희 교수는 “말을 이용해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고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어 사회의 한 일원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과정이 재활승마를 통해서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HETI 2021’ 세계대회 서울서 개최, 재활승마의 최신 기법과 성과 공유하는 자리 될 것으로 기대

재활승마와 관련된 학문적 성과, 경험 및 기법 등을 공유하기 위한 국제 협력 단체가 바로 ‘세계재활승마연맹(HETI)’이다.

1980년에 발족된 HETI는 현재 30개국 50개 단체의 연맹회원으로 이루어져있으며 특히 3년마다 각 회원국에서 회원간 교류, 협력, 교육, 연구개발활동 등을 위해 세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덴마크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아시아 최초로 대만 타이페이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이번 ‘HETI 2021’ 세계대회는 ‘Widen the Spectrum(스펙트럼의 확장)’이라는 주제로 재활승마 분야의 최근 확장 추세와 추후 발전상을 공유한다.

약 5~600여 명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하며 각 행사와 세션은 모두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다.

‘HETI 2021’ 세계대회는 학계의 전문가들과 학생, 재활승마 종사자 및 재활승마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현재 HETI2021 홈페이지에서 사전등록을 받고 있으며 사전등록은 오는 15일까지 신청이 가능하고 국내 참가자들은 별도 할인이 적용된다.

자세한 사항은 말산업 정보포털사이트 호스피아 및 HETI 2021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NSP통신 김종식 기자 jsbio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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