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박광석 기자 = 부산박물관(관장 양맹준)이 오는 17일부터 41일간 제2전시관 1층 기증실에서 올해 부산시 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인 ‘혼魂으로 이어온 맥脈’을 개최한다.
16일 시에 따르면 부산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12호 주성장(鑄成匠) 박한종(71), 제13호 사기장(沙器匠) 故 김윤태(1936~2012), 제15호 불화장(佛畵匠) 권영관(60), 제17호 화혜장(靴鞋匠) 안해표(61) 보유자의 작품이 전시되며 작품 대부분은 이번 전시에 출품키 위해 새로 제작한 것으로 전통적 방식의 한국미를 살린 작품들을 선보인다.
주성장은 쇳물을 거푸집에 부어 주물을 만드는 사람을 말하는데 특히 종(鐘)을 만드는 장인은 ‘주종장(鑄鐘匠)’이라고도 한다.
박한종씨는 1957년 동종 제작에 입문해 1995년 독립기념관 광복 50주년 기념 ‘통일의 종’, 1996년 ‘부산 시민의 종’, 2005년 ‘울산시민대종’ 등 굵직한 작품들을 많이 만들었다.
그의 작품들은 우리나라 종 제작의 전통기법인 사형주조 공법(마사토와 진흙으로 틀을 만들어 주조하는 방식)으로 제작돼 소리가 우수하면서도 문양이 섬세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올해 임진년을 맞아 용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 출품됐다. 이 작품은 청명한 종소리와 함께 현실감 있는 용의 모습, 섬세한 비천상이 일품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사기장 고(故) 김윤태는 조선말 대표적인 민영 자기소인 경북지역의 가마전통을 전승받았으며 현재 아들 김영길씨가 4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1975년 고인은 자기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좋은 흙’을 찾아 부산 기장군으로 상주요를 이전했으며 영남지역 도예 발전에 밑거름이 되었다. 도자 제작의 전 과정을 혼자 할 수 있는 전국에 몇 되지 않는 사람으로 특히 망생이라 불리는 구운 흙벽돌로 전통 가마를 만드는 기술은 최고로 평가된다.
전통적인 형태의 다완, 분청, 백자 등과 함께 현대적 기법으로 창안한 연리문(連理汶) 청자 등이 이번 전시회에서 소개된다.
불화장 권영관은 부산에서 나고 자라면서 평생을 불화제작에 종사해 왔다.
젊은 시절 불교미술대전에 수차례 수상해 대내외로 그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작품은 부산 범어사, 삼광사, 충북 구인사, 전북 금산사 등 전국 주요 사찰은 물론 미국, 일본 등 국외까지 약 350여 점이 봉안돼 있다.
그는 경전 내용을 도상화 할 수 있는 기량과 함께 각종 안료와 배접 등에서 전통적인 기법을 충실히 고수하고 있다. 특히 전국 산천에서 구한 돌을 곱게 갈아 물감을 뽑아내는 석채기법에는 일생을 바쳐 쌓은 경험과 노력이 오롯이 담겨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색이 선명하고 두터워 오랫동안 보존이 가능한 석채 불화를 만나볼 수 있다.
화혜장은 장화형태의 ‘화(靴)’와 고무신형태의 ‘혜(鞋)’를 만드는 장인을 통칭하여 일컫는 말이다.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안해표는 부산시 사하구에 터를 잡고 평생 전통 신 제작에 종사해 오고 있다.
수십 가지의 공정을 거쳐 완성되는 전통 신의 제작에는 고도의 기술과 숙련된 솜씨가 필요하다. 다양한 종류의 신이 전통방식 그대로 제작되고 있으며 1800년대 후반 조부와 부친이 사용했던 신발 본, 신골, 망치, 송곳 등 제작 도구도 그대로 전승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대부 관료들이 신던 흑혜, 목화 등과 함께 아녀자들이 즐겨 신은 화려한 색상과 수가 놓인 당혜 등 전통 신들을 다량 선보인다.
이밖에 17일 오후 4시 30분부터 진행되는 개막식에서는 무형문화재 제18호 부산 고분도리걸립(길놀이), 제8호 가야금 산조, 제3호 동래학춤 등 개최 기념 특별공연이 열리며 전시기간 동안 부산농악(무형문화재 제6호), 수영야류(중요무형문화재 43호), 동래야류(중요무형문화재 18호) 전수단 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부대행사로 사기그릇, 전통신 만들기, 전통문양 그리기 등 전통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행사와 무형문화재의 시연무대도 마련된다.
박광석 NSP통신 기자, bgs77@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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