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흥무로 벚꽃길의 불법주차 관리 모습과 노점상이 사라진 인도를 시민들이 봄나들이 하는 모습. (권민수 기자)

(경북=NSP통신) 권민수 기자 =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느끼는 듯, 돌아보면 사라져버리는 짧은 만남이 아쉬워 더욱 깊이 남아 있는 벚꽃에 대한 추억.

그 추억의 하얀 편린이 경주시 흥무로 벚꽃길에 수줍은 홍조를 머금고 청명한 하늘을 향해 가냘픈 손길을 뻗어낸 모습이 새하얀 꽃 궁전을 연상하게 한다.

그 순백의 손길은 봄 햇살 가득한 눈빛과 눈빛 속에 오가는 나들이객의 속삭임을 하얗게 담고 있다. 짧은 시간 가장 순수하게 피어난 영원의 추억을 모아 시리도록 순결한 낙화의 순간. 모든 이에게 꽃비가 되어 선사한다.

흥무로 벚꽃길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살며시 새침하게 다가온 봄을 가족과 연인이 하얀 거늘 속을 거닐며 봄의 휴일을 만끽하고 있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경주의 뜻있는 시민들은 수십 년을 전 시장과 경주시청에 건의하고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오늘에서야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흥무로 벚꽃길은 차량의 무분별한 주차도, 고수부지와 인도의 난잡한 노점상도 사라졌다.

이로 인해 포항시의 상수원 오염을 원망해온 포항시민의 원성도 벚꽃이 지듯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이 시민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바라보며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권민수 기자)

이와 같은 모습은 주낙영 시장의 결단이 가져온 봄의 선물이다. 경주시와 경찰서, 노점상연합회 등 수많은 이권이 얽혀있어 해결의 실마리가 없든 사안을, 주 시장은 문제점을 건의한 시민에게 “이렇게 계획을 세웠는데 시민들이 만족해할까요”라고 계획을 점검했다.

시민은 “그러면 포항시민들의 상수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주 시장은 “그래요” 라고 단호하게 돌아섰다. 그의 단호한 뒷모습은 왠지 시민을 안심하게 했다.

지자체 수장의 결단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경주시민은 현재 목격하고 있다.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든 시민들의 의견과 지역상인의 아픔이 화사하게 피어난 흥무로 벚꽃길의 낙화속에 숨은 사연이다.

이 사연을 아는 이에게는 벚꽃의 미소 속에 녹아있는, 어느 한 사람의 많은 사람의 비난을 감수한 씁쓸한 하얀 미소가 분처럼 묻어 있음을 알 것이다.

시민들은 자신이 사는 곳에서 경주시의 변화를 먼저 본다. 시민들은 지금 자신의 주변들 돌아보아야 한다. 자신의 마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시책이 시민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응원 또는 비판이 필요한 때이다.

NSP통신 권민수 기자 kwun5104@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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