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찾아가는 수원이 환경교실’ 버스에서 다양한 환경교육 체험을 하고 있다. (수원시)

(경기=NSP통신) 조현철 기자 =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위협하는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많은 국가들이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수도를 표방하는 경기 수원시(시장 염태영)가 환경교육도시로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생태와 도시가 지속가능한 환경교육 도시’를 비전으로 환경교육 확대 및 내실화에 앞장서 온 시의 환경교육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어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봤다.

◆수원시 환경교육의 첨병 ‘수원이 버스’

시에는 특별한 버스가 한 대 있다. 외부에 수원청개구리를 캐릭터화한 ‘수원이’로 곳곳이 장식된 이 버스는 사람을 태우는 목적이 아닌 수원의 환경을 더 잘 알리기 위해 달리는 버스다. 즉 수원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진행하는 ‘찾아가는 환경교실’이다.

버스 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내부는 더욱 기발하다. 좌석 대신 시각과 청각, 촉각 등 오감을 활용해 환경을 알아보는 11가지 코너로 알차게 채워 어린이 15명 안팎이 함께 환경에 대해 공부하고 교감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수원시의 지도를 보며 주요 산과 하천의 위치를 파악하고 칠보치마와 백로 등 보존이 필요한 8대 깃대종을 퍼즐로 확인해보거나 수원의 동·식물과 곤충 등을 증강현실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하는 논과 수서생물 표본을 관찰하고 맹꽁이와 참개구리, 수원청개구리 등의 소리를 비교해보며 특유한 수원청개구리만의 울음소리를 확인해보는 코너도 흥미롭다.

또 환경과 더불어 사는 착한 실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공유하면서 촉감으로 자연물을 맞춰본 뒤 ‘수원이’와 인증샷을 찍으면 코스가 마무리된다.

이 특별한 찾아가는 수원이 환경교실 버스를 통해 2018~2019년 2년간 6653명의 학생이 환경교육을 받았다. 버스 안에서 환경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수원청개구리가 왜 수원청개구리인지 알게 됐고 살고 있는 고장 수원의 환경에 대해 많이 가르쳐 주어서 정말 재밌었다”고 반응했다.

이처럼 찾아가는 환경교실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수원시가 운영하는 것이 유일해 환경교육을 위한 수원시의 남다른 노력을 방증한다.

◆환경교육 발전을 위한 8년간의 여정

수원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수원시 환경교육 정책의 시작은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환경운동가 출신의 염태영 수원시장이 당선된 이후 2012년 2월 환경교육 전담팀이 신설됐으며 11월에는 환경교육계획의 수립과 학교 및 사회환경교육의 진흥을 주요 내용으로 한 ‘수원시 환경교육 진흥 조례’가 공포됐다.

2013년 3월에는 11개 민간단체가 수원환경교육네트워크를 창립해 민·관·학 환경교육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런 준비작업을 바탕으로 2014년 제1차 수원시 환경교육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전담시설을 개관한 시는 2014년 11월 ‘환경교육 시범도시 수원’을 선언했다. 환경교육을 역점사업으로 삼는다고 선언한 것은 수원시가 전국 최초였다.

수원시와 수원시의회, 수원교육지원청, 수원환경교육네트워크 및 일반시민이 참여한 공동선언은 2018년까지 수원시 전 가구를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시행하는 연차별 전략이 담겼다.

이후 시는 주요 사업을 추진하면서 2016년 3월 수원시 환경교육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등 환경교육의 전문성과 포괄성을 확대했고 2019년 5월 제2차 수원시 환경교육 계획을 수립해 환경교육 분야에서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이어 6월에는 환경교육 친화도시를 선포함으로써 환경교육을 위한 민·관·학 연대를 강화했다.

8년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환경교육을 받은 수원시민의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15년 19만5533명이던 환경교육 참여 인원수는 2016년 33만9095명, 2017년 35만9491명, 2018년 55만6401명, 지난해 68만5091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수원시민 100명 중 55명이 환경교육에 참여한 셈이다.

2019년 6월 환경교육친화도시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수원시)

◆46개 거점에서 쉽게 접하는 환경교육

환경교육 인프라의 확충은 수원시 환경교육 활성화와 발전에 밑거름이 됐다. 우선 시에는 환경교육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시설만 총 4곳이다.

환경교육의 거점 역할을 하는 지역환경교육센터인 칠보 생태환경체험교육관에서는 논과 습지 탐방, 숲속 체험, 생태모니터링 등의 프로그램이 제공돼 연평균 2만7900명이 이용하고 있다.

광교 생태환경체험교육관에서는 광교호수공원 내 자연 자원을 활용한 지구환경교육 등 환경과 미래를 향한 20여 개 프로그램을 연간 14만 명이 이용한다. 여기에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교육관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관련 분야를 연간 8만6000명이, 수원시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는 환경성질환 예방관리 및 친환경 체험 프로그램을 연간 4만3000명이 이용했다.

환경교육 프로그램은 이들 전문시설뿐 아니라 46개 환경교육 거점에서 다채로운 과정으로 제공된다. 시가 총 24개 부서를 통해 진행하는 환경교육 프로그램만 123개에 달한다. 학생들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학교를 비롯해 자원회수시설, 재생에너지 시설 등 수원시민들은 수원시 어디에서나 일상적으로 환경교육을 접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수원청개구리를 모티브로 한 프로그램은 수원만의 특화된 상품이다. 1977년 수원에서 최초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원청개구리 캐릭터를 활용해 찾아가는 수원이 환경교실은 물론 ‘수원이 환경이야기’라는 환경교육교재를 보급해 수원 생태, 숲, 물환경, 온실가스 등 다양한 환경 주제를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수원이와 놀자’ 등 수원이를 활용한 인형극도 환경교육의 흥미를 더한다.

시의 환경교육 정책은 국제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15~16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21차 한·중·일 환경교육네트워크 연례회의에서 수원시의 환경교육 정책이 우수사례로 소개돼 그 경험이 동아시아에 공유됐다.

지난 4월 염태영 수원시장이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관을 방문한 조명래 환경부장관(왼쪽)에게 설명하고 있다. (수원시)

◆환경교육의 미래를 이끈다

수원시의 환경교육은 거점을 넘어 생활 터전을 향하고 있다. 모든 시민이 구청과 동 행정복지센터, 마을과 주변 지형지물을 활용한 생태모니터링, 캠페인, 정화 활동 등 실천형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서관과 박물관, 동 단위 장소 등에서 문화와 역사를 융합한 환경교육은 물론 플리마켓 등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융합형 환경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다.

시는 오는 연말 제3차 수원시 환경교육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전문가와 함께 정책연구단을 구성해 환경교육의 실효성을 더욱 높이고 나아가 ‘생태와 도시가 지속가능한 환경교육 도시 수원’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여기 수원시 학생들이 연간 4시간 이상 환경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대학생 학사과정과 연계한 환경교육, 한·중·일 환경교육 우수 도시와의 교류 활성화 등이 반영될 전망이다.

특히 찾아가는 수원이 환경교실 버스의 후속으로 전기버스를 개조해 친환경 환경교육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온라인 기반 비대면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방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역의 생태계 보전 및 환경개선을 위해서는 환경정책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환경의식 향상을 위한 환경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수원시는 앞으로도 환경교육 모범도시로써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한 앞서가는 환경교육 정책을 민・관・학 협력을 바탕으로 내실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NSP통신 조현철 기자 hc1004jo@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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