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NSP통신] 이상철 기자 = 봄비가 촉촉한 대지를 적셨다.
이틀간 내린 비는 따뜻한 남해에 서둘러 봄소식을 전하기에는 충분했던 듯, 봄옷으로 단장한 대지에 싱그러운 봄내음을 전하고 있다.
지난 22, 23일 내린 비는 대지에만 혜택을 준 것이 아니었다.
겨우내 묵어 있던 공기에 새로운 상쾌함을 더했고, 나뭇가지에 생명을 불어넣어 잎사귀를 피우도록 달랬으며 봄소식을 찾아 떠나는 상춘객들의 마음도 들뜨게 했다.
아직은 여윈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따스한 햇살도 갖가지 생물들이 잠에서 깨어나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하게끔 부드러운 손길을 내밀었다.
시린 겨울을 견뎌내고 갖가지 생명들이 봄비와 봄 햇살, 그리고 봄 대지의 기운을 발판으로 조금씩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남해군 창선면 적량마을 뒤 고사리 밭길, 남해 바래길 8개 코스(현재 6개 코스 완성)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이곳에 겨울의 시린 바람을 인내하고 여린 나무줄기 사이로 노루귀가 수줍은 분홍빛 꽃을 피워냈다.
작지만 꿋꿋한 생명력으로 겨울을 참아내고 새로운 꽃망울을 터뜨린 노루귀의 꽃말은 ‘인내’. 여린 몸으로 아직은 차가운 대지에서 봄기운을 흠뻑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듯 보송보송한 털이 꽃대를 감싸고 있다.
봄의 도래를 알리듯 하얀 눈을 헤치고 나와 여린 꽃을 내민다하여 파설초(破雪草), 또는 설할초(雪割草)라고도 불리는 노루귀는 보통 4월은 되어야 성숙한 자태를 뽐내는 녀석이다.
이제 갓 너덧살 먹은 아이처럼 봄의 따뜻한 관심 속에서 더욱 자라야 완연한 아름다움을 뽐내겠지만, 다섯 살 소녀의 천진난만한 미소 같이 수줍게 피어난 꽃잎은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내고 있다.
이상철 NSP통신 기자, lee2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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