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니 여자라, 기념전에서 볼 수 있는 이순종 작가의 피에타 작품 모습. (수원시립미술관)

(경기=NSP통신) 조현철 기자 = 경기 수원시립미술관이 개관 5주년 기념전 ‘내 나니 여자라,’를 8일부터 11월 29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수원시립미술관은 2015년 10월 8일 개관한 이래 수원의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오늘을 위한 의미로 재해석 해왔다.

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정월 나혜석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더불어 여성주의 작가와 작품에 대한 연구 및 수집 기능을 강화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내 나니 여자라,’는 조선 22대 임금인 정조의 어머니이자 사도세자의 비(妃)였던 혜경궁 홍씨(惠慶宮 洪氏, 1735-1815)의 자전적 회고록인 ‘한중록’을 매개로 올해 미술관의 기관의제인 ‘여성’에 대한 동시대적이고 다양한 정서를 들여다본다.

전시 제목 ‘내 나니 여자라,’는 ‘한중록’에서 발췌한 구절이다. 한중록에 따르면 혜경궁 홍씨가 나기 전 태몽이 흑룡(黑龍)이라 당연히 사내아이일 줄 알았다고 한다.

그 기대에 반했기 때문에 ‘태어나 보니 여자더라,’하는 회한 섞인 대목은 여성들이 처한 불합리와 불평등을 상징한다. 여기에 문장부호 반점(,)은 고정된 여성성에 대한 전복을 통해 여성의 무한한 가능성과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려는 의미를 함축한다.

13인(팀) 작가가 선보이는 회화, 설치, 미디어 등의 총 48점의 작품은 숨겨지고 흩어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여성이라는 존재와 정체성 그리고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한다. 전시는 총 3개의 섹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1부 ‘내 나니 여자라,’는 권력과 역사 속에서 그림자, 혹은 약자로 인식돼 온 여성 존재 자체를 재조명한다.

2부 ‘피를 울어 이리 기록하나,’에서는 여성들의 표현과 표출, 기록을 다룬다. 남성들이 구축한 역사에서 여성의 언어와 경험은 대체로 공유되거나 전수되지 못했다. 2부는 공유와 공감을 매개하는 여성적 표출에 대해 살펴본다.

3부 ‘나 아니면 또 누가,’에서는 여성의 사회, 정치 참여를 둘러싼 시각을 살펴보고 이로부터 촉발되는 여성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와 함께 남성과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이분법을 뛰어 넘어 연대와 가능성을 모색한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수원시립미술관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여성의 존재와 역사를 동시대 미술로 살펴보고 연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관람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에 따라 8일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된다.

자세한 정보는 수원시립미술관 누리집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NSP통신 조현철 기자 hc1004jo@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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