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북천초교에 늦깎이 입학한 지적장애 2급 이운섭씨. (하동군 제공)

[경남=NSP통신] 박광석 기자 = 지난 2일 하동 북천초등학교 도서관에서는 특별한 입학식이 거행됐다.

정순홍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과 학부모, 고사리 손 같은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신입생들이 모인 2012학년도 입학식장에 여느 학부모와 다름없는 늦깎이 신입생이 자리를 함께한 것.

주인공은 올해 47세의 이운섭씨. 이 씨는 지적장애(2급) 때문에 지금까지 학교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늦게나마 한글도 깨우치고 공부도 하고 싶다는 소중한 꿈을 이루고자 어렵게 결심을 했다.

물론 이 씨가 뒤늦게 학교에 들어가게 된 데는 함께 살고 있는 부모의 권유가 컸다.

농사를 짓는 이 씨의 부모는 비록 아들이 의사표현을 제대로 못하지만 학교에서 체계적인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지난해 학교에 문의한 결과 올해 입학했으면 좋겠다는 답을 받고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학교 측은 이 씨의 사정을 감안해 재택 순회교사를 이 씨 집으로 보내 교과 과정을 가르칠 예정이다. 물론 학교 행사 때는 함께 참여해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활동을 하게 된다.

촛불 점화로 시작된 이날 입학식처럼 이 씨도 활활 타오르는 촛불같이 배움의 열정을 다해 자신의 소중한 꿈을 실현해 나가기를 학교 측은 기원했다.

이날 입학식에는 이 씨를 포함한 초등학교 1학년 7명과 북천초교 병설유치원 8명이 함께하며 꿈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한편 북천초교는 교직원 16명에 초등학생 46명, 유치원생 8명이 재학하는 시골의 작은 학교다.

박광석 NSP통신 기자, bgs77@nspna.com
<저작권자ⓒ 국내유일의 경제중심 종합뉴스통신사 NSP통신.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