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남해군 문화체육센터에서 ‘영남이 변해야 대한민국이 변한다’라는 주제 특강을 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 제공)

[경남=NSP통신] 이상철 기자 =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유권자들은 이를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들의 정치구조와 행태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영남을 변하게 하는 것이고 한국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대담집 ‘진보집권플랜’으로 유명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 18일 남해군을 찾아 한국사회의 현 실정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남해군 문화체육센터에서 ‘영남이 변해야 대한민국이 변한다’라는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조 교수는 경제의 외적 성장 뒤에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연간 노동시간, 자살률, 산업재해율, 사교육비, 비정규직 비율 1위라는 통계가 감춰져 있다고 지적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재벌은 과거 ‘문어 발’ 확장에서 이제 피자, 치킨, 순대 등의 골목상권까지 위협하는 ‘지네 발’ 확장으로 더욱 배를 불리고 있으며, 20대와 30에는 ‘청년실신(청년실업자 또는 신용불량자)’과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미래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조 교수는 “모든 사람들은 열심히 살아가지만 쳇바퀴 안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며 “이러한 현대인들의 삶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기여한 바가 크다”고 비판했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도를 바꿔야 하며, 쳇바퀴를 자르고 부숴야 한다”며 “압축적 경제성장 이후에는 노동과 복지의 압축적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 18일 남해군을 찾아 한국사회의 현 실정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경남 남해군)

그는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의 절반 정도인 칠레의 미첼 바첼레트 전 대통령의 무상급식·보육·의료 정책과 수천 개의 국립보육시설 건립을 예로 들며, “국립보육 시설을 건립함으로써 건설 경기가 살아났고 여성 보육교사가 급증하게 됐으며, 육아로부터 해방된 여성이 고용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복지는 얼마나 잘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며, 잘 설계된 복지는 피폐한 내수시장을 살려 질 좋고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한국사회의 변화·발전을 위해 영남의 정치가 변해야 한다”며 애향심은 프로팀 응원까지로 끝내고 농업을 망치는 ‘정치적 자살골’을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늬만 고향인 사람인지, 지역밀착형 인재인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2012년 우리의 선택이 앞으로의 변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FAT와 재벌개혁, 비정규직, 정리해고 등의 몇 가지 법 개혁만으로도 우리사회에 아주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조 교수는 정치 참여 의사를 묻는 질문에 “소를 더 키울 생각이다”며 “사적으로나 공적으로 누차 말했듯이 4월 선거에 뛰어들 생각은 없다. 누군가는 정치권 바깥에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김두관 지사와 정현태 군수 같은 정치인들이 소를 잡아 오면 그 소는 내가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상철 NSP통신 기자, lee21@nspna.com
<저작권자ⓒ 국내유일의 경제중심 종합뉴스통신사 NSP통신.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