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일씨 가족과 조무영 제2부시장(가운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시)

(경기=NSP통신) 조현철 기자 = 한국이 전쟁후 자원 하나없이 잿더미 국가에서 세계 경제 10위 대국으로 도약한 배경에는 강력한 교육력을 바탕으로 한 인적자원 덕분이다.

그러나 현재는 자녀를 아예 안낳거나 한명만 낳아 잘키우는 저출산시대가 도래했고 집안이 아이들로 북적북적 거리는 가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들을 한명, 두명, 세명도 아닌 다섯명을 양육하기란 지금같은 시기에는 여간힘든 일이 아니다. 더욱이 찾아보기도 어려운게 현실이다.

경기 수원시(시장 염태영)에는 어려운 환경속에도 5남매 키우는 가정이 있다. 시는 최근 한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5남매 가정에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속에 자라날 수 있도록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을 제공했다.

그 주인공은 지난달 29일 15번째 ‘다자녀수원휴먼주택’에 입주한 장춘일(49)·김명실(37) 부부다.

이들은 지은 지 5년이 지난 연립주택에 널찍한 거실과 깔끔한 주방을 갖추고 도배와 장판을 새로한 집으로 이사하면서 “집이 넓어져서 정말 좋다”고 기뻐했다.

장씨 부부는 아이가 다섯 명이다. 첫째 태양(18)군부터 하은(16)·예은(10)·성은(8)·주은(6)양까지 1남 4녀다. 수원휴먼주택으로 이사하기 전에는 일곱 식구가 넓이 60㎡ 남짓한 다세대주택에서 살았다.

방은 두 개, 화장실은 하나밖에 없어서 일곱 명이 살기에는 비좁았다. 이날 이사한 새집은 전용면적 73.8㎡에 방이 3개, 화장실이 2개다. 이전 집보다 방과 화장실이 하나씩 늘어났다.

수원시 주거복지정책의 하나인 ‘다자녀 수원휴먼주택’은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다자녀가구에 무상으로 지원하는 임대주택이다. 주택이 없는 네 자녀 이상 가구(수원시 2년 이상 거주) 중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100% 이하인 가구에 순차적으로 지원한다.

자녀가 많은 가구가 우선 지원 대상이다. 자녀 수가 같으면 소득이 적은 순서대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2018년 11월, 6자녀 가정이 처음으로 수원휴먼주택에 입주했고(화서1동), 같은 해 12월 8자녀 가정이 두 번째로 입주했다. 2019년에는 자녀가 5명 이상인 12가구가 입주했다.

거실에서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놀고 있다. (수원시)

수원휴먼주택 임대 기간은 2년이지만 재계약을 9차례 할 수 있어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는 없고 관리비만 부담하면 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자녀 가정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준다.

시는 층간 소음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될 수 있는 대로 1층을 매입하고 부모 직장·자녀 학교 문제 등을 고려해 대상자가 원하는 지역의 주택을 지원한다. 입주자 의견을 바탕으로 벽지·장판 등의 디자인을 정하고 입주 전 깔끔하게 집을 수리해준다.

장씨 가족의 새집은 매향동에 있는 연립주택 2층이다. 2층이지만 1층이 필로티 구조(벽면 없이 하중을 견디는 기둥만 설치한 개방형 구조)라서 층간 소음 걱정이 없다. 반경 500m 안에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가 있다.

이날 장춘일씨 가족은 축제 분위기였다. 셋째 예은(10)이와 넷째 성은(8)이는 깔깔거리며 쉴 새 없이 거실을 뛰어다녔다.

예은양은 “집이 전보다 두 배는 커진 것 같다”며 “거실도 넓고, 화장실도 2개라 너무 좋다”고 기뻐했다. 첫째 태양군은 “이제 방을 혼자 쓸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어머니 김명실씨는 “수원시에서 ‘무료로 주택을 지원해준다’는 전화를 받고 처음에는 ‘이게 진짜로 있는 일인가?’하고 어리둥절했다”며 “그동안 형편이 빠듯해 저축을 거의 못 했는데 주거비 부담이 줄어들어 저축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 가족이 새집으로 이사한 지난달 29일 오후 조무영 수원시 제2부시장이 집을 방문해 수원휴먼주택 입주를 축하했다.

조무영 제2부시장(왼쪽)이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원시)

조 부시장은 “일곱 식구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수원휴먼주택에서 지금처럼 행복을 유지하며 즐겁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장씨는 “전에 살던 집은 7명이 함께 살기에는 너무 좁아서 아이들한테 미안했는데 수원시 덕분에 생각지도 않게 넓고 깨끗한 집에서 살 수 있게 됐다”며 “나중에 은혜를 꼭 갚을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시는 ‘수원휴먼주택 200호(戶) 확보’를 목표로 2018년부터 주택을 매입해 2019년까지 14호를 확보했다. 올해는 3호를 공급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다자녀 수원휴먼주택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거 환경이 열악한 저소득 다자녀가구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2018년 3~4월, 관내 네 자녀(만 20세 미만)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실생활·주거 형태, 소득 수준 등 생활실태와 대상자가 원하는 복지 혜택을 상세하게 조사한 바 있다.

조사 결과 4자녀 이상 가구 중 무주택가구는 188가구였다. 4자녀 무주택가구가 159가구, 5자녀 23가구, 6자녀 5가구, 8자녀 1가구였다.

NSP통신 조현철 기자 hc1004jo@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