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일대 도로에 도로폐쇄를 알리는 플랜카드가 걸려 있다. (조현철 기자)

(경기=NSP통신) 조현철 기자 = 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일대에 재건축 사업이 이뤄지면서 삶의 터전을 빼앗긴 한 장애인의 한 맺힌 절규가 들려오고 있다.

29일 수원시와 장애인 등에 따르면 연무동 111-5 일대에 전체 시행 면적 5만3076.9㎡, 지상 29층, 지하 2층 규모의 아파트 9개 동(1130세대)이 들어선다.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은 지난 4월 22일~7월 31일을 이주기간으로 다음 달까지 철거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1가구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이주한 상황이다.

아직 이주를 하지 못한 이는 지체장애 2급인 A씨 내외로 이곳에서 지난 6년간 장애인 전동차 수리 및 판매를 하며 생계를 이어 오고 있다.

6년전 수리, 정비 기술을 배워 정부 수급자에서 벗어나 엄연한 사업가로 탈 바꿈하면서 방송을 타며 그의 삶이 알려지기도 했다.

월 150만원이 조금 넘는 빠듯한 살림살이 속에도 꿈을 키우며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이 일대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그간 쌓아온 삶의 터전이 보상 한푼없이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

현재 보증금 1000만원에 월 30만원의 세를 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 가격대에 인근 상가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호소다.

28일 A씨가 사업장 도로에 진입 하려 하자 삼천리측 배관공사 관련 외주 관계자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A씨 차량이 진입을 못하고 있다. (조현철 기자)

더욱이 아직 영업을 하고 있음에도 건축 관계자들이 사업장으로의 도로진입을 방해하는 등 영업방해 행위까지 이뤄지고 있다.

본지 취재결과 28일 이들이 사업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도로에 진입하자 삼천리측의 도시가스 배관공사 관련 관계자가 사업장이 어딨냐는 등을 지적하며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10여분 넘게 실랑이가 벌어졌고 삼천리측 관계자가 찾아와 오해가 있었다며 사과와 해명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뿐만 아니라 수차례에 걸쳐 진입방해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도로를 폐쇄한다는 내용의 플랜카드가 도로 위 여기저기에 걸려 있어 사실상 영업방해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동종업계에선 “이곳 사업장이 문을 닫았다, 망했다”는 괴소문마져 나돌고 있어 사업구조상 후불제 결제를 하는 탓에 A씨는 자금회수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사업장을 잃으면 생계가 위협받기 때문에 이들은 다음달 궐기대회와 시위를 추진하겠다며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요구조건은 비교적 간단했다.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가게를 얻기 위한 보증금과 이사비용 등의 목적으로 2000만원을 요구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재건축은 재개발과 달리 철거에 따른 이주비용 등 보상을 받을 방법이 전혀 없다. 조합 역시 이 점을 알고 있으며 보상의 의무가 없다.

28일 A씨 내외가 사업을 영위중인 상가 주변으로 공사를 위한 가림막이 즐비하게 들어 서 있다. (조현철 기자)

건물주가 퇴거를 위해 진행한 명도소송에서도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조합과도 명도소송이 진행중에 있으며 다음달 12일 결과가 나온다.

정부수급자를 벗어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굳센의지도 현실의 높은 장벽에 막혀 길거리로 나앉게 생겨 이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이 지역이 알려진것과 달리 수익성이 높지 않으며 조합에서 보상을 할 의무는 없다”면서 “사정이 딱한건 알지만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상가 주인은 “수년간 세도 안올리고 저렴하게 세를 줬는데 재건축만 아니면 그분들에게 계속 임대해 줬을거다”라며 “보증금은 퇴거시 반드시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수원시 관계자는 “민간사업이라 시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며 “상황을 좀 더 들여다 보겠다”고 전했다.

NSP통신 조현철 기자 hc1004jo@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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