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임창섭 기자 = 부산저축은행 불법 부당 대출과 관련, 2일 검찰이 밝힌 로비 형태는 전형적인 구시대적 모습들을 띠고 있다.

고위급 간부나 로비스트가 공무원 등 대상자의 집을 직접 찾아가 길거리에서 현금을 전달하거나 고급 룸싸롱 등에서 술판을 벌이고 골프접대와 사실상 뇌물 성격이 짙은 월 1000만원대의 취업을 알선하는 등 과거 전형적인 수법들이 광범위하게 동원됐다.

검찰조사에서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으로 있던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의 경우 대전저축은행을 유리한 조건으로 인수하기 위해 부산저축은행 고위급들은 자택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찾아가 2000만원을 건넸다.

이 로비는 김양(58) 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과 강성우(59) 감사 등 회사 고위 간부가 직접 나섰다.

은진수(50) 전 감사원 감사위원에게는 브로커가 동원됐다.

은 위원은 서울지검 검사 출신으로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을 거쳐 MB대선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었으며 말 많았던 BBK사건 대책팀장을 지냈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법무행정분과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지난 2009년에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임명된 MB맨으로 알려져 있다.

은 전 감사위원에게는 브로커 윤여성(56) 씨가 브릿지 역할을 맡아 서울 서초동 집을 찾아가 2000만 원 1회, 3000만 원 2회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7000만원을 건넸다고 검찰은 밝히고 있다.

검찰은 은행측이 은 전 위원의 친형에게 월 1000만원에 달하는 취업자리까지 알선했다고 밝혔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이 제주도 호텔 카지노에 채무가 있었던 점을 악용했다는 것.

은 전 위원은 그러나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어 오는 3일 1심 판결때 일단 취업 청탁 부분에 대한 범죄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거물급 로비스트' 박태규(71) 씨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구명 로비를 하면서 당시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김두우(54)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과 무려 90차례나 전화통화한 사실이 발각 나 꼬리가 잡혔다.

검찰은 박씨가 지난해 4~10월 구속된 부산저축은행그룹 김양(59) 부회장에게 모두 10차례에 걸쳐 17억원을 받아 김두우 전 수석에게 준 1억3000여만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반환(7억3000만원)했거나 대부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혀 다른 정관계 로비에 대해서는 전혀 밝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민주당의 이석현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동관 언론특보와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과도 박씨가 언론인 시절부터 잘 안다고 하는데 검찰은 이 언론특보와 신 차관을 조사했는가"라고 따졌으나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루머를 갖고 조사를 하진 않는다"고 일축한 바 있다.

검찰은 박씨가 김 수석과 수차례 골프 라운딩을 하면서 상품권을 포함해 수천만원의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 김 전 수석을 구속할 수 있었다.

최대 5일밖에 안되는 짧은 감사기간동안 회계사들에 대한 유흥 접대가 매일 이어졌으며 회계법인들은 부산저축은행 계열사와 특수목적법인 외부감사 용역비로 20여억 원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회계사들은 거짓 감사보고서를 작성했다.

검찰은 이들 회계법인들이 4~5년간 향응접대를 받은 액수가 1억 원을 상회한다고 발표했다.

임창섭 NSP통신 기자, news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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