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위 이중으로 불법주차된 차량들과 보행자 통행을 방해하고 있는 차량과 쓰레기들. (배민구 기자)

(서울=NSP통신) 배민구 기자 = 경기 평택시 지제동 고덕산단진입도로에 차도·인도·횡단보도를 가리지 않는 불법주차와 방치된 쓰레기, 상존하는 교통사고 위험으로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고덕산단진입도로는 지난 2015년 11월 착공해 올해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했으나 지난해 말 임금체불 등의 이유로 막바지 공정만을 남긴 채 공사가 중단됐다 지난 4월 재착공해 내년 4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이 도로는 공사가 완료된 지제교차로부터 지제역로 삼거리까지 부분 개통돼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으나 평택시의 관리 방치 속에 불법주차나 쓰레기 투기 등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이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불법주차 문제는 도를 넘는 수준이다. 도로 위 이중주차는 물론 인도와 횡단보도, 교차로 교통섬까지 전체 도로를 불법주차 차량들이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불법으로 주차해 논 차량 대부분이 인근에 위치한 고덕산단 내 삼성전자 공장 건설공사 관계자들의 차량이라는 점에서 고질적이고 만성적이라는 것이다. 공사 현장 주차시설이 태부족인 상황에서 이 도로가 주정차금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보니 공사 관계자들이 불법으로 주차하는 건 당연한 귀결이라는 지적이다.

이 지역 주민 A씨(56세)는 “삼성전자 공사 관계자들이 주차난이 심각해서 주변도로에 아무렇게나 주차하는 실정”이라며 “도로 양쪽으로 이중주차는 말할 것도 없고 인도와 횡단보도까지 가리지 않고 연락처도 없이 종일, 심지어는 주중 내내 불법으로 차를 대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진 위부터) 공사차량들이 이중으로 차로를 차지하며 주차돼 있다. 횡단보도와 인도를 가로막고 있는 불법주차 차량들. 교차로 교통섬에 빼곡히 들어 찬 불법주자 차량들이 보행자 통행을 방해하고 있다. (배민구 기자)

도로 위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도 마찬가지다. 쓰레기 불법투기와 재활용쓰레기 방치, 인도 위에 아무렇게 적치된 산업폐기물 등 관리 부재의 흔적은 도로 이곳저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분리수거대 주변에 아무렇게 쌓인 재활용쓰레기도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들이 에워싸고 있어 수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주민 A씨는 “불법으로 주차해 논 차주들이 모든 쓰레기들을 다 여기다 버리고 간다. 버려진 기름통부터 공사 폐기물까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는데 감내하는 것은 고스라니 주민들 몫”이라며 “주민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청소를 해도 끝이 없다”고 불평을 늘어 놓았다.

도로는 물론 인도까지 점령한 차량과 쓰레기로 이 지역 주민들이 교통사고의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사고위험으로 주민들의 불안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로 위에 이중으로 주차된 차량으로 이면도로 진출입 시에 운전자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차량 간 사고나 대인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이 지역이 농기계 진출입이 빈번한 곳임을 감안하면 불법주차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는 상당하다.

지난 1일에는 이면도로에서 나오는 차량과 이 도로를 주행 중인 차량이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불법주차로 인해 발생하지 않아도 될 사고까지 일어난 것이다.

상존하는 인사사고의 위험도 주민들에게는 또 하나의 걱정거리다. 인도 위에 주차된 차량으로 사람이 차도로 다니는 일이 이 도로에서는 다반사다. 또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면 횡단보도와 차로에 이중으로 주차된 차량 사이를 지나게 돼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 주위를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주민 B씨(47세)는 “젊은 사람들이야 그냥 감수한다 쳐도 어르신들은 큰 차들이 횡단보도에 이중으로 서있으면 안보이니까 길 건너기가 겁이 난다. 저부터도 어머니를 이쪽으로 못 오게 한다”고 말했다.

(위에서부터) 분리수거대 옆에 버려진 재활용쓰레기와 차량이 인도를 점령하고 있다. 이면도로에서 나오는 차량과 주도로에서 주행하던 차량이 사고를 내고 도로 위에 서있다. (배민구 기자)

상황이 이런데도 평택시가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의견이다.

주민 B씨는 “주민들이 공사가 끝난 구간인 45번 지제교차로에서 지제역로와 만나는 구간까지 만이라도 주차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시에 건의해도 시가 무슨 이유인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가 언제까지 이 문제를 수수방관하고 있을 건지 답답한 심정”이라며 시 행정을 꼬집었다.

주민 A씨도 “시가 이 도로에 대한 관리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고질적인 불법주차로 인해 야기되는 쓰레기 문제와 교통사고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평택시 교통지도팀 관계자는 “지난달 평택경찰서와 협의해 교통안전심의위원회에서 부분개통된 구간 중 일부구간을 주정차금지구역으로 지정한 상태”며 “7월 안으로 황색실선으로 고치고 주차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또 “해당 구간에 7월 말까지 무인단속 CCTV 2기를 설치하기 위해 공사발주를 한 상태”라면서 “즉시단속구간인 인도와 교통섬에 주차된 차량들에 대해서는 지난 1일부터 현장단속을 실시하고 있고 관련부서와 협의해 인도 진입을 막기 위한 볼라드 설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NSP통신 배민구 기자 mkbae@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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