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홍철지 기자 = 광양시 동광양농협의 조합운영 행태가 각종 비리·특혜의혹으로 얼룩지면서 조합원들의 우려를 사는 등 시끄럽다.

최근 일부 언론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수의계약을 통한 사업자 선정의 불합리성을 비롯해 ▲이사 등 임원에 대한 특혜 및 조합원과의 형평성 문제 ▲회계처리의 투명성 ▲임원 회의수당 부당지급 ▲거액이 소요된 부부동반 송년 모임의 기부행위 저촉 여부 등을 잇따라 제기한데 대해 동광양농협이 지난 25일 5개항의 반박성 글을 조합원들에게 보내면서 기름을 부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동광양농협은 이 날 조합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첫 머리에서 ‘최근 SNS 등을 통해 동광양농협을 음해하는 글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포되고 있다’는 주장부터 펼쳤다.

동광양농협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7년 임원에게 부여했던 공짜 해외여행 및 무료 건강검진 혜택이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임원 임기 만료나 당선시 지원했던 부분으로 현 조합장의 특혜는 아니다’고 강변하고 있다.

수 년 이상 조합에 몸을 담아야 어렵게 해외여행 또는 건강검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조합원 입장에서 보면 기가 막히는 궤변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아무런 지원 근거도 없이 임원에게만 공짜여행 및 무료 건강검진 등 두 가지 혜택을 주고서도 조합장이 특혜를 주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

지난 2017년 9월 중국 여행 및 건강검진 당시 임원 13명 전원이 두 가지 혜택을 누렸는데도 동광양농협의 주장처럼 모두가 임기가 만료되거나 당선됐다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특혜를 준 것이 아닌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려고 하지만 어림없다.

85만 여원이 소요되는 해외여행에 동행하려 해도 25만원의 분담금을 낼 돈이 없어 건강검진을 선택해야 했던 조합원들이 분노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동광양농협은 또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감사 2명에게 회의수당을 부당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선관위로부터 선거법위반에 대한 조사에서도 ‘담당직원의 업무착오’로 치부하는 등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물건을 훔쳐왔는데 주인에게 들키자 제자리에 갔다 놓는다고 죄가 성립되지 않는단 말인가

동서고금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도둑질을 용납하는 경우는 없다. 바로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광양농협이 정작 중요한 사안을 감추는 것도 모자라 조합원을 호도하며 본질을 흐리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광양농협은 지난 2017년 및 2018년 1억원이 넘는 거액이 소요된 조합원 해외여행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농협의 ‘계약사무처리 준칙’을 어기고 경쟁입찰을 외면한 채 수의계약을 통해 2년 연속 동일사업자를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동광양농협은 특정인에 대한 특혜의혹 및 조합자산 손실을 가져왔다는 조합원들의 비난과 관련해 어떠한 변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임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부부동반 송년모임에서 1인당 10만원에 육박하는 400여 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해 지역선관위 조사대상이 된데 대해서도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설 직전인 지난 해 2월 중순 조합장이 임직원 등 40여 명에게 1인당 2만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광양시선관위로부터 경고처분을 받는 등 잇단 추문으로 동광양농협의 명예와 위상이 땅에 떨어진데 대해서도 조합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은커녕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이는 조합원을 바보로 알고 눈과 귀를 가려 순간의 위기를 벗어나 보려는 꼼수에서 비롯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와 관련 조합원 이모 씨는 “예산만 해도 원칙도 절차도 없이 조합장의 입맛에 따라 집행돼 ‘조합돈은 눈먼 돈’이라는 자조섞인 한숨이 터져나오고 있다”며 “이는 조합원을 깔보고 하는 것으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밀실행정이 가져오는 것은 독단과 전횡, 비리와 의혹 뿐이다.

동광양농협은 최근 언론의 비리·특혜의혹과 관련한 언론 취재에 ‘노코멘트 하겠다’, ‘장부를 봐야 알 수 있다’는 등 진실 감추기에 급급한 인상을 남겼다.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는 조합원의 목소리도 묵살했다는 볼멘소리가 들려오는 상황이라면 어련할까 싶다.

동광양농협이 지난 25일 조합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말미에 명시한 것처럼 ‘동광양농협의 주인은 바로 조합원이다’ .

심부름꾼인 임직원들이 주인의 말을 거역하는 것은 항명이며, 기본적인 정보공개 요구조차 꺼리고 감춘다면 구린데가 많다는 것을 스스로 반증하는 셈이다.

조합원에게 ‘어떠한 업무집행도 법과 원칙을 지키며 투명하게 업무처리를 하겠다’고 맹세(?)한 만큼 조합원에 한점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투명·공개행정부터 펼쳐야 할 것이다.

어설픈 변명과 궤변으로는 단 한명의 조합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닐까.

NSP통신/NSP TV 홍철지 기자, desk3003@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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