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P통신 자료사진)

(전남=NSP통신) 홍철지 기자 = 광양시 동광양농협이 지난 2017년 4월 제14대 조합장 취임 이후 거액이 소요되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쟁입찰 대신 수의계약으로 한 업체를 잇따라 선정해 농협 규정 위반은 물론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일정 기간 이상 자격을 유지해온 조합원에게는 해외여행 또는 건강검진 중 1개를 선택하도록 하고 해외여행을 선택할 경우 분담금 명목으로 수 십만 원을 거둬들인데 반해 지원 및 지출 근거없이 이사 등 임원에게는 공짜여행 및 무료 건강검진 혜택 등 2가지를 함께 부여해 특혜 논란과 함께 주먹구구식 예산집행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18일 동광양농협과 조합원들에 따르면 동광양농협이 1억2865만원(1인당 경비 83만원)의 거액을 들여 지난 2017년 9월 두 차례에 나눠 155명(조합원 129명· 이사 13명·직원 13명)을 대상으로 3박4일 일정의 자금성 등 중국 북경 일대 여행을 실시하면서 농협의 ‘계약사무처리 준칙’을 어기고 경쟁입찰 대신 수의계약을 통해 민간사업자를 선정했다.

이어 동광양농협은 지난해 4월에도 1억2155만원(1인당 경비 85만원)을 들여 143명(조합원 130명·직원 13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자금성 등 3박4일 일정의 중국 북경 일대 여행을 실시하면서 역시 수의계약을 통해 지난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동일한 여행사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동광양농협은 이 과정에서 추정가격이 10억 미만인 경우 게시판이나 일간지 등에 7일간 사업내용을 고시하고 입찰 장소, 일시 등을 공고해야 하는 통상의 경쟁입찰 절차 및 과정을 무시한 것은 물론 광양시에 등록된 여타 여행업체의 사업참여를 원천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 14일 현재 광양시에 등록된 여행업체 34개 중 동광양농협으로부터 견적서 참여를 요구받은 업체는 3개사에 그쳤으며, 지난 2016년 사업자로 선정됐던 여행사 조차도 최근 2년간 조합원 중국 여행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배제됐다.

이와 관련 동광양농협 상당수 조합원들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도입된 경쟁입찰 취지를 살리기는 커녕 최저가 입찰 자체를 사실상 막아 조합원의 자산 손실을 가져왔다며 반발하고 있다.

동광양농협 조합원 A씨는 “지난 2017년 9월 3박4일 일정의 조합원 중국여행 당시 사업자로 선정된 O여행사에 비해 C여행사가 1인당 15만원 가까이 저렴한 견적서를 제출하려 하자 이미 계약이 완료돼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이것이 바로 조합장이 강행해온 수의계약의 폐혜의 단면이자 조합원 자산 손실을 초래한 대표적인 사례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조합원 B씨는 “조합원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나 잣대없이 수의계약에 참여할 수 있는 업체를 콕 찝어 선정한 뒤 비교견적을 통해 중국여행 사업자를 선정했다고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아니냐”며 “조합자산에 손실이 발생하건, 규정이 어찌됐건 조합장이 자의성을 갖고 입맛대로 코드가 맞는 사람과 수의계약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처럼 현행 농협의 ‘계약사무처리 준칙’ 에 5000만원 이상의 계약체결시 ‘일반경쟁을 부쳐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광양농협이 규정을 어기고 수의계약으로 2년 연속 동일사업자를 선정한 것은 예외적으로 목적·성질·규모 등을 고려해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있는 단서조항을 악용했기 때문이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지난 1월25일 열린 동광양농협 대의원총회에서 이 모 대의원이 “1억4000만원의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실시한 조합원 중국여행 주관 여행사 선정을 조합장이 수의계약으로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친분이 있는 모 여행사로 수의계약해 조합에 막대한 예산 손실이 발생했고, 모 여행사는 반대로 막대한 이익을 취했는데 이 같은 손실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따졌다.

해외여행 과정 등에서 불거진 임원과 조합원의 차별대우 및 형평성 결여, 회계처리의 투명성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동광양농협은 조합원 삶의 질 향상과 복지 증진 차원에서 지난 2011년부터 전체 2800여 조합원 중 매년 조합원을 선발해 해외여행 및 건강검진(35만원 지원) 중 1개 항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광양농협이 지난 2017년 9월 두 차례에 나눠 실시한 3박4일 일정의 중국 북경 일대 여행 참가 조합원 129명을 선정했으며, 1인당 경비 83만원 중 25만원을 분담금 명목으로 거뒀다.

이에 반해 당시 여행에 동행했던 13명의 임원(이사·감사 등 포함)은 단 한푼도 내지 않고 이른바 ‘공짜 여행’을 즐겼다.

더욱이 이들 임원은 대도시인 광주시를 찾아 농협의 지원금 35만원으로 무료 건강검진까지 받는 등 이중 혜택을 누린 것으로 드러나면서 조합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조합원 C씨는 “일반 조합원의 경우 최소 8년을 기다려야 해외여행이나 건강검진 기회 중 하나를 획득할 수 있고 여행의 경우 25만원의 자부담까지 안아야 하는데 반해 임원들은 예산 항목에도 없는 공짜 해외여행에다 무료건강검진 등 2가지 혜택을 누리는 등 주먹구구식 예산집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며 “조합원들은 피땀흘려 일군 조합자산을 쌈짓돈 쓰듯 하는 것을 더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동광양농협 관계자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지난 2017년, 2018년 실시한 중국 여행 사업자 선정은 예외규정을 적용해 경쟁입찰 대신 수의계약으로 3개 업체로부터 비교견적을 받아 1개 업체를 선정했다”며 “중국여행의 경우 지난 해에는 임원들은 배제시켰다”고 밝혔다.

NSP통신/NSP TV 홍철지 기자, desk3003@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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