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박병일 국장

(서울=NSP통신) 박병일 기자 = 만약 “통장하고 신분증 들고 가까운 은행에 가서 직원에게 저는 한전직원 모씨이니 저한테 연락 하라고하세요. 본인명의의 통장으로 보증금을 돌려주고 있습니다. 전화번호는 000~0000 팩스번호000~0000입니다”라는 전화를 받았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십중팔구(十中八九)는 최근 기승을 부리며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보이스 피싱' 전화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특히 농어촌 시골 어르신들은 눈 뜨고 코 베인다는 ‘보이스 피싱’에 혹 자신이 당할까 하는 경각심으로 이상한 전화에 대한 스트레스는 병적인 수준이라 해도 과언 아니다.

이러한 때 최근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국회 국감에서 지적받았던 ‘전기요금 보증금’을 지난해 말부터 되돌려주기 시작하면서 이같은 전화통화로 ‘보이스 피싱’ 사기 전화기관으로 의심받고 있다.

문제는 한전이 보증 기간이 이미 지났음에도 아직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이 수백억 원에 이른다고 알려지고 있는 점이다.

인구 4만도 안 되는 영덕군에 보증금 반환이 100여명 넘는 숫자라면 그것도 한 명당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몇 십 만원 된다고 가정하면 전국적인 미환불보증금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추산도 가능하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기자의 문의에"전국에 걸쳐 보증금을 환불해야 할 금액과 환불기간을 밝힐 수 없다"고 거절했다. 전기요금 보증금 미환불 금액은 영업처에서 공개할 수 없는 자료라는 이유다.

결국 한국전력은 “자체적으로 미환불 보증금 반환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으니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와 양해를 바랍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국민의 알 권리를 철저히 무시했다.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서 전기요금 보증금 관련 질의를 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의 “전기요금 보증금 미환불금액을 잡수익으로 잡는 건 공기업으로서 상식에 맞지 않은 처사”라는 말이 의미있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이날 한국전력의 '보이스 피싱'을 의심케 하는 전화 한 통은 영덕군 모 씨의 자식들을 총 집결하는 해프닝을 만들었다.

이 해프닝으로 모 씨의 자식들은 ‘보이스 피싱’ 기관으로 의심됐던 한전을 찾아가 “앞으로 등기 우편요금을 주더라도 안내통지를 집으로 보내도록 하는 방법을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해프닝에서 기자는 한국전력이 ‘보이스 피싱’기관으로 오해받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가질 필요성과 함께 밝히지도 못하는 국민들의 전기보증금 환불금액이 한전의 잡수익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지적한다.

NSP통신/NSP TV 박병일 기자, pbi1203@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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