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청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병원 관계자들, 헹몰캇, 헹몰캇의 엄마가 헹몰캇 퇴원기념 환송회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분당서울대병원)

(경기=NSP통신) 김병관 기자 = 선천성 심장병으로 숨 쉬는 것조차 힘겨워 하던 10개월 캄보디아 환아가 경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고 새 생명을 얻었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전상훈)은 지난 5월 20일 임청 흉부외과 교수와 한성희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최정연 소아청소년과 교수 등 총 15명의 의료봉사팀을 구성해 선천성 심장병 아동을 위한 6번째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정기적인 의료봉사를 실시하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은 심장병 수술에 필요한 의료장비와 물품을 현지 병원에 후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지 의료인 교육을 통해 자생적으로 현지에서 심장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현지에서 의료봉사를 진행하던 중 좌관상동맥폐동맥이상기시증이라는 희귀 심장병을 앓고 있는 생후 10개월의 헹몰캇 아기를 만나게 됐고 앙상하게 바짝 마른 몸으로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 헹몰캇의 생명을 살리고자 의료봉사팀은 한국에서 수술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ALCAPA 질환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이 깨끗한 피와 풍부한 영양분 및 산소를 공급하는 대동맥이 아닌 폐동맥과 이상 연결돼 심장에 적절한 영양분과 산소가 공급되지 못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복합적인 질환으로 생후 1년이 되기 전에 90% 이상이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이 질환을 앓고 있던 헹몰캇은 캄보디아 병원 여러 곳을 찾아다녔지만 현지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소견을 들을 수밖에 없었고 아무런 소득 없이 미혼모의 몸으로 아기만 바라보던 엄마에게 감히 타국으로 가서 딸아이를 치료한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였다.

헹몰캇과 헹몰캇의 엄마. (분당서울대병원)

그러던 중 분당서울대병원 해외 의료봉사팀과 의료진의 도움으로 지난 8월 9일 한국 땅을 밟게 됐고 수술을 위한 검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헹몰캇은 한국에 입국할 때부터 고열과 높은 간수치 등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그 동안 헹몰캇의 심장은 스스로 살기 위해 보통의 심장보다 훨씬 커져있어 좌측 폐는 눌려있는 상태였다.

중환자실과 병실을 오가며 힘겨운 치료가 병행된 끝에 마침내 헹몰캇은 25일 튼튼한 심장과 새 생명을 얻고 본국인 캄보디아로 돌아가게 됐다.

헹몰캇의 수술을 집도한 임청 흉부외과 교수는 “ALCAPA라는 희귀질환을 수술함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수술 경과도 매우 좋은 편”이라며 “아이가 힘든 고비를 몇 번이고 이겨내면서 이제는 산소호흡기 없이도 스스로 숨을 쉬고 건강을 되찾아 가는 모습이 무척 대견하다”며 소회를 전했다.

누구에게도 의지할 곳 없던 헹몰캇의 엄마는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이 힘들어하는 아기를 하루하루 바라만보다가 분당서울대병원 선생님들의 도움 덕분에 이제 살아가야 할 의무가 생겼다”며 “헹몰캇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준 의사 선생님들과 치료비를 후원해 주신 모든 병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평생 이 은혜를 갚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깊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2012년부터 극빈국의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로 수술비를 지원해주는 ‘해외 선천성 심장병 수술 지원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NSP통신/NSP TV 김병관 기자, inspect1234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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