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호보트 캐릭터 모습 (영덕군)

(경북=NSP통신) 강신윤 기자 = 포항시가 타성에 젖은 무성의한 업무방식때문에 1조원 시장이 예상되는 로봇 애니메이션 캐릭터 ‘호보트’의 제작사업을 영덕군에 뺏겨 버렸다.

더욱이 이 사업은 지역특화콘텐츠 글로컬 프로젝트 정부공모사업에 선정돼 문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국비 4억5천만원을 지원받아 철강산업과 맞물린 포항시 캐릭터 발굴에 절호의 기회인데도 굴러온 복을 스스로 차버렸다.

영덕군은 지난 12일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 호보트 등 애니메이션 3개 제작사, 프랑스 BEE 프로덕션 등 2개 투자사와 지역특화 애니메이션 ‘호보트’ 해외투자 및 공동제작․상호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호보트’는 국내 최초 선박형 변신로봇 캐릭터로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이 이를 지역해양관광문화자원과 접목한, 해양안전교육용 애니메이션 제작을 기획했다.

이번 협약체결로 영덕군은 ‘호보트’ 애니메이션 개발에 프랑스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 BEE 프로덕션으로부터 750만 유로(한화 약 100억원)를 투자받아 국내판 5편에 이어 해외판 시리즈 52편을 제작하고 해외배급까지 나서게 됐다.

(영덕군)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 등에 따르면 당초 이 사업은 철강산업이 주력이고 로봇연구원이 소재해 있으며 호미곶이라는 천혜의 배경을 가진 포항시가 로봇 캐릭터의 애니메이션 개발 최적지로 추천됐다.

또 애니메이션 스토리 구성에 있어 로봇과 철강산업의 연계가 자연스럽고 호미곶 등에 비롯된 연오랑세오녀의 전설 등 관광자원 속에 줄거리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매끄러웠다.

그러나 이를 협의하기 위해 지난 4월경 수차례에 걸쳐 포항시를 찾은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과 제작사 관계자들은 포항시의 무성의에 발길을 돌렸다.

포항시는 기존 연오랑세오녀의 애니메이션 등이 실패했기에 로봇 애니메이션이 될 리 만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반면에 영덕군은 대게 산지, 강구항과 연계하기 위해 이희진 군수까지 적극적인 의사를 보였고 결국 1조원대의 시장이 예상되는 로봇 애니메이션 ‘호보트’는 영덕군으로 넘어갔다.

이를 두고 포항지역 관광업계는 “로봇경진대회 개최와 수중건설로봇 실증센터 개소식을 가지며 로봇모형까지 전시하겠다는 포항시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해 1조원대 시장을 놓쳐버린 어처구니없는 탁상행정의 표본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어린이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변신로봇 ‘또봇’이 국내에서만 700억원대 시장을 형성했는데 프랑스기업이 100억원을 투자해 세계적인 캐릭터로 만들겠다는 것을 포항시가 발로 걷어차 버렸다”며 “포항시는 앉아서 1조원을 날렸다”고 개탄했다.

이어 “포항시를 대표하는 변변한 캐릭터도 없는 마당에 돈을 싸들고 와서 만들어주겠다는 것을 걷어차 버리면서 무슨 기업유치를 하겠다고 MOU를 들먹이는지 모르겠다”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여러 가지 국비 공모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타당성 순위가 뒤로 밀렸으며 ‘호보트’의 콘셉트가 연오랑세오녀를 지향하는 포항시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우선시됐었다”고 설명했다.

또"문화재단 출범시기가 사업시행과맞지 않는 점도 있었다"고 말했지만 4억5천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영덕군과 협약을 체결한 사실에 대해서는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NSP통신/NSP TV 강신윤 기자, nspdg@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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