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400여 명이 1박 2일 일정으로 순천을 찾아 순천의 주요 관광지를 관광하고 시내 대형마트에서 쇼핑한 후 순천의 한 음식점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고 있다.

(전남=NSP통신) 홍철지 기자 = 광양에 거주하는 A씨는 여수 밤바다를 구경하기 위해 황금연휴 기간인 지난 5일 오후 가족들과 함께 여수를 찾았다가 낭패를 보고 말았다.

이순신대교를 건넌 A씨는 오동도 방면으로 20~30분이면 도착할 것으로 생각하고 평소처럼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차량들로 꽉 들어찬 자동차 전용도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처음엔 무슨 사고가 난 것으로 생각했던 A씨는 여수를 찾은 관광객들로 인해 차가 심한 정체를 겪는다는 사실을 이내 알게 됐다.

A씨는 여수 밤바다를 즐기면서 가족들과 모처럼 즐거운 식사를 맛있게 할 계획이었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뒤늦게 도착한 여수에서의 때 늦은 저녁식사는 가족들의 핀잔 만 들어야 했다.

여수엑스포를 찾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3일 간의 황금 연휴가 이어진 지난 4~6일 여수시와 순천시는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지역 식당가는 물론 숙박업소 할 것 없이 문전성시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간의 황금연휴 기간 동안 여수시는 27만5000여 명, 순천시는 13만여 명의 외지 관광객들이 여수와 순천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광양시는 인근 여수시의 19분의 1, 순천시의 9분의 1에 불과한 1만4000여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오는데 그쳤다.

광양시가 인접한 여수·순천시는 물론 광주·전남지역 대다수 지자체들이 앞다퉈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인프라 구축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반해 변변한 관광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광양시의 관광정책이 헛구호에 그치면서 지역민들의 우려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인접한 여수·순천시 등이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국·내외 관광객 유치 정책이 음식점과 숙박업소는 물론 지역경제 전반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점에서 광양시 관광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수·순천시의 경우 여수해양엑스포·순천정원박람회를 개최할 만큼 풍부한 관광 인프라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상케이블카 운영 등 다양한 볼거리·먹을거리·체험거리 등을 앞다퉈 개발하며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 4~6일 황금연휴긴간 동안 4만 5000여 명이 방문할 만큼 관광객들로 붐빈 담양군 죽녹원.

더욱이 인구 5만여 명에 불과한 담양군의 경우도 지난 4~6일까지 3일 간의 황금연휴 기간 동안 군이 야심차게 관광인프라로 개발한 죽녹원에 유료관광객 4만5000여 명이 다녀간 것을 비롯해 메타프로방스, 관광제림 등 주요관광지에 10만여 명이 찾아 도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또 3일 연휴 기간 주요 관광지 입장료 수입 만도 1억5000여만 원에 달한 것을 비롯해 국수거리, 음식점, 커피전문점 등에 밀려드는 손님들이 업소마다 줄을 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빚어지고 일부 업소는 음식 재료가 떨어지고 앉을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부지기수로 발생하는 등 연간 ‘700만 관광도시’의 명성을 실감하게 했다.

지난 4~6일 황금연휴기간 동안 13만여 명이 순천을 방문했다.

최근에는 광주·전남지역 대다수 지자체들이 국내 관광객 유치를 넘어서 중국 등 해외 관광객 유치 홍보전에 박차를 가하면서 광양시민들의 부러움을 사기는 마찬가지다.

순천시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 사무실을 두고 현지 여행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여행 상품 홍보 활동을 펼쳐 중국관광객 400여 명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중국 관광객들은 낙안읍성 민박집, 에코그라드 등 4개 호텔에 머무르면서 순천만국가정원 등 주요 관광지를 관광하고 시내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한 후 순천의 한 식당에서 삼겹살 파티를 여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됐다는 분석이다.

순천시는 이를 바탕으로 중국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한중 노인교류, 사진동호회 교류 등 단체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올 해 말까지 원도심에 사후면세점 특화거리를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이렇듯 광주·전남지역 대다수 지자체들이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반해 광양시가 걸음마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전남 최고 수준의 재정자립도에 안주해 관광 인프라조차 개발하지 못하는 등 공직자의 의지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광양시가 혈세를 들여 조성한 먹자골목의 현주소. 상가임대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광양 중마동에서 식당업을 하고 있는 김모(45·여)씨는 “인근 여수와 순천은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숙박업은 물론 음식점들이 호황을 맞고 있어 부럽다”며 “광양시도 관광산업을 적극 육성해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양시가 혈세를 들여 조성한 중마동 먹자골목에 점포를 냈다가 손님들이 크게 줄어 최근 가게문을 닫은 이모(50)씨는 “해도해도 너무하는 것 같다. 광양시 공무원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인 지 모르겠다”며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능력이 안되면 가까운 여수·순천시를 비롯한 광주·전남지역 선진 관광지를 찾아 벤치마킹이라도 해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획기적인 관광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광양시는 유료 관광지가 없다보니 관광객이 오더라도 스쳐지나간다”며 “여수·순천·광양 행정협의회에서 중국 관광객을 대규모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NSP통신/NSP TV 홍철지 기자, desk3003@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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