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재개관하는 조선대박물관. (조선대)

(광주=NSP통신) 김용재 기자 = 조선대학교(총장 서재홍)는 개교 70주년을 맞아 박물관을 확장 이전하고 상설 전시실을 갖춰 오는 12일 재개관한다.

7만2000여 명의 설립동지회원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설립한 전국 최초의 민립대학인 조선대학교는 70주년 기념 행사의 하나로 박물관 이전 개관식을 개최한다.

조선대학교 박물관은 지난 1992년 5월 개관한 이후 발굴 조사를 통해 호남의 역사가 10만 년 전에 시작되었음을 밝혔고, 특히 영·호남 구석기유적으로는 유일한 사적인 ‘순천 월평 유적(제458호)’을 조사해 고고학계에 주목할 만한 궤적을 남겼다.

또 지난 2001년에는 총 8회에 걸친 ‘호남역사문화인물기행’을 진행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의 역사적 위상을 복원하고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재정립했으며, 매년 다양한 주제의 ‘역사문화기행’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 땅이 온통학교’를 진행해 생동감 있는 역사문화 체험의 기회를 마련해 왔다.

그동안 상설전시실을 비롯한 시설 확충이 당면과제였던 조선대학교 박물관은 2015년 서석홀 2층으로 이전해 1년여 동안의 체계적인 준비 끝에 재개관을 한다.

조선대박물관 ‘호남선사문화실’. (조선대)

새롭게 선보이는 상설전시실은 크게 3개의 공간으로 꾸며졌다.

제1전시실인 ‘호남선사문화실’은 그동안 박물관이 가장 역점을 두고 발굴, 수집해온 호남의 선사시대 유물이 전시되는 곳으로 인류의 출현과 성장을 바탕으로 구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에 이르는 선사 시대의 문화가 석기와 그릇의 발전이라는 큰 주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특히 후기 구석기시대에 일본 지역과의 교류를 보여주는 대표 유물인 ‘각추상석기’와 ‘나이프형석기’는 전국에서 조선대학교 박물관에서 만 볼 수 있는 귀한 자료다.

제2전시실은 ‘선비문화실’로 정득주 동문(토목공학과 11회)과 이종범 전 박물관장(역사문화학과)이 기증한 기증 유물을 통해 선비들의 생활과 학문, 정신세계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이종범 교수가 기증한 고서 600여 권 가운데 옛 선비들의 필독서였던 문·사·철 도서들로 꾸몄다.

또 정득주 동문의 기증 유물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도자기(청자, 분청사기, 백자)를 발굴 유물인 질그릇과 연결해 그릇의 역사 코너로 전시하는 등 우리나라 도자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3전시실은 ‘김현승문학실’로서 지난 1951년부터 1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면서 조선대학교 문학전통의 기틀을 다진 김현승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는 공간이다.

김현승 시인이 조선대에 재직 중이던 지난 1957년에 펴낸 첫 번째 시집 ‘김현승시초’ 초판본이 전시돼 있다.

조선대학교 교가 작사가인 김기림 시인과 1950년대 초 조선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서정주 시인, 김현승 시인의 제자였던 박홍원, 문병란 시인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전시실을 돌아 나오면 체험코너가 있다.

체험코너에서는 돌과 석기의 차이점과 석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고, 질그릇과 청자, 백자에 다양한 무늬를 넣어보거나 깨진 단면을 돋보기로 관찰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를 관람하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한 조선대학교 재학생에게는 문화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호남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전시 연계 교육을 한다.

초·중·고 학생들을 위해서는 전시 주제별 단체 체험학습과 ‘박물관 학예사’, ‘고고학자’ 진로 체험을 위한 업무 교육, 실습 프로그램을 신청받아 진행할 계획이다.

조선대는 지역 최초로 설립된 미술관과 예술학과를 창립한 고 김보현 화백을 기리는 김보현·실비아 올드 미술관, 170년 정보통신 역사를 보여주는 장황남정보통신박물관, 치의학 발전사를 담은 치과대학 치의학박물관이 있다.

여기에 새로 단장한 박물관이 재개관한 데 이어 조선대학교의 설립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70년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역사관 개관을 앞두고 있어 조선대학교 역사문화교육 벨트가 완성되면 대학과 지역사회의 역사와 정신을 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오는 12일 오전 10시30분 서석홀 2층 박물관에서 거행되는 이전 개관식에는 박물관에 자료를 기증한 정득주 동문의 가족과 김현승 시인의 동생 김현구 씨가 참석한다.

개관식은 김수중 박물관장의 개관식사, 이상원 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의 경과보고, 서재홍 총장 축사, 최인선 국립대학발굴관협회장 축사, 테이프 커팅에 이어 박물관 투어가 진행된다.

NSP통신/NSP TV 김용재 기자, nsp2549@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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