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부터 민정기, 홍석봉 교수

(경북=NSP통신) 강신윤 기자 = 칼슘 이온과 마그네슘 이온을 다량으로 포함한 센물(硬水)을 단물(軟水)로 만드는 역할을 하던 다공성 물질 제올라이트는 촉매나 분리제로 널리 활용된다.

특히 최근에는 이산화탄소를 흡착하는데 월등한 성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수백번 흡착을 반복해도 기능이 떨어지지 않아 그 활용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제올라이트의 구조는 거의 밝혀지지 않아 필요에 따라 구조를 바꿔 합성하는 일은 어려운 일로 알려져 왔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도연) 환경공학부 홍석봉 교수, 신지호 박사, 연구원 서승완 · 민정기 · 조중연씨 팀은 이러한 제올라이트를 이론적으로 예측하고, 합리적으로 설계해 지금까지 알려진 제올라이트 구조 중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가진 제올라이트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화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지를 통해 발표된 이 성과는 상위 5% 이내의 중요도를 갖는 ‘주요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촉매나 이온교환제 등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제올라이트는 300만 종 이상의 서로 다른 구조가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고작 230여 종만이 구조가 밝혀진 상태다.

그래서 이 제올라이트의 기하학적 구조나 조성에 따른 특성을 활용하기는 어려웠고, 활용을 위해 특정 구조로 이루어진 제올라이트를 만드는 일 역시 쉽지 않았다.

230여 종의 구조 역시 처음부터 설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만들어진 ‘시행착오접근(Trial and error)’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홍 교수팀은 일정한 규칙성을 가지고 구조확장을하는 RHO 제올라이트 군을 바탕으로 컴퓨터 모델링을 이용해 더욱 확장된 가상의 구조들을 예측하고 설계했다.

그리고 이 제올라이트를 합성하기 위해 구조유도물질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한편, 실리카와 알루미나, 물 함량을 조절하는 합성방법을 이용해 새로운 제올라이트 2종 합성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제올라이트에 각각 PST-26(PoSTech no. 26)과 PST-28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들 제올라이트는 지금까지 알려진 제올라이트 중 가장 큰 단위격자 부피(422,655 Å3와 614,912 Å3)를 가졌으며, 결정학적으로도 가장 복잡한 구조임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가장 큰 구조를 가지는 제올라이트는 같은 연구팀이 지난해 네이처(Nature)지를 통해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끈 PST-25였다.

연구를 주도한 홍석봉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기존에 단순히 우연으로만 이루어지던 제올라이트 합성방식에서 벗어나, 특정구조를 예측하고 설계를 통해 원하는 구조의 제올라이트 합성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성공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의의를 밝혔다.

NSP통신/NSP TV 강신윤 기자, nspdg@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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