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취재본부 조인호 국장

(경북=NSP통신) 조인호 기자 = 그동안 시민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어왔던 포항시의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우유부단(優柔不斷)한 행정이 이제부터는 관계법령의 제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인사혁신처(이하 인사처)는 적극적인 공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7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서는 부작위 또는 직무태만 등의 소극행정을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 의무 위반'으로 명시하고, 비위의 정도에 따라 징계 기준을 마련했다.

현재 포항시에는 결정을 내려야 함에도 이런저런 눈치를 보며 결정을 미루는 현안들이 몇 가지 있다.

대표적으로 북구 두호동 롯데마트와 남구 장기면 레미콘 공장 인.허가가 지난해부터 보류돼 오고 있는 포항시의 대표적인 소극행정이다.

먼저 두호동 롯데마트는 롯데쇼핑이 지난 2013년 2월부터 3차례에 걸쳐 두호동 복합상가 호텔 내 1만7179㎡ 규모의 대규모점포 개설등록 신청을 접수했지만 포항시가 모두 반려했다.

하지만 두호동 자생단체 협의회 등 북구지역 40여개 자생 단체장들이 ‘포항 북구지역 발전’을 위해 허가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어 지역 자영업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포항시 입장은 지역협력계획서, 상권영향평가서 등의 일부내용이 미흡해 보완서류가 접수되면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개최해 등록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까지도 별다른 대안의 제시 없이 우유부단한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포항시의 변명은 “지역 상인들과 상생협약이 미흡하다”는 것이지만 북구주민들은 “포항시가 죽도시장 일부 상인과 중앙상가 상인들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있는 것”이라는 불신의 시각이 지배적이다.

북구 주민들의 불신은 포항시가 명분으로 내건 상생협약의 체결이 죽도시장 상인회 4곳 중 2곳과 중앙상가 상인회 단 3곳만 상생협약이 되지 않았을 뿐 인근 전통시장과의 상생협약은 마무리된데 기초하고 있다.

이를 두고 포항지역 사회단체 관계자는 “공산주의도 아니고 100%라는 억지 상생협약을 어떻게 체결하냐”며 “죽도시장과 중앙상가를 제외한 인접한 전통시장 전체의 동의를 받았고 북구 주민들이 원하는데 포항시가 무슨 명분으로 이를 미루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장기면 레미콘공장 문제도 포항시의 우유부단한 행정이 극치를 보이고 있다.

동해개발은 지난해 6월 포항남구 장기면 서촌리에 7777㎡ 규모의 레미콘 공장 개발행위 허가신청서를 포항시에 제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업을 승인받았다.

이와 함께 포항시로부터 설비 및 시설자금 27억원까지 지원받아 지난해 10월 흥인종합건설과 공장건축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28일 포항시에 착공신고와 함께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순조롭던 사업은 최근 레미콘 공장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J 시의원을 중심으로 지역개발자문위원회와 이장협의회 등은 레미콘 공장 입주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 20여개를 내걸고 일부 마을주민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사업자인 동해개발은 지난해 11월부터 공사를 중단하고 포항시의 중재를 요청했지만 이 또한 포항시는 “업주에게 해결하라”고 하고 지역민의 눈치만 보고 있다.

인사처에서 징계대상으로 밝힌 소극행정은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아 국민에게 불편을 주거나 권익을 침해하고 국가재정에 손실을 입히는 업무행태를 말한다.

소극행정에 대해서는 감경을 할 수 없도록 했고, 고의성이 있는 경우는 최대 파면까지 가능하도록 징계 기준을 높였으며, 특히 부작위나 직무태만 등 소극행정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국민 불편이 발생하면 비위 행위자는 물론 지휘감독자도 엄중히 문책하도록 했다.

더욱이 개정안에서는 소극행정 관련 비위의 정도가 경미해도 경고나 주의 처분을 내리도록 공무원들의 무사안일하고 우유부단한 행정을 강력히 경계했다.

인사처는 경고처분을 받으면 1년 동안 근무평정이나 교육훈련, 포상 대상자 추천 등에서 불이익을 주고, 주의처분을 받으면 향후 1년 동안 포상 대상자 추천에서 제외하는 등 인사 상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반면 적극행정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대해서는 징계를 감경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인사처의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의 시행에 따라 우유부단한 소극행정의 극치를 보이고 있는 포항시가 어떻게 지역현안에 대처할지 지켜 볼 일이다.

NSP통신/NSP TV 조인호 기자, eno816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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