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조선대 법학과에 입학해 만학도의 꿈을 이룬 김경석 씨. (조선대)

(광주=NSP통신) 김용재 기자 = 월남전 때 부상을 입은 전상군경이 올 해 조선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940년생인 김경석 씨가 그 주인공.

우리나이로 올 해 77세인 김 씨는 광주고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조선대 2016학년도 수시 국가보훈대상자 전형에 합격해 손자뻘인 학생들과 함께 법학을 공부하게 됐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큰 형도 세상을 뜨니 어머니 혼자 6형제를 거두게 됐습니다. 조카들까지 줄줄이 딸려 있어 학교를 다닐 형편이 못됐지요. 내가 희생해 동생, 조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양장점에 취업했고, 군대를 다녀와서도 먹고 사는 일에 전념하느라 공부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결혼해 독립했는데 무료하게 노인당이나 돌아다니는 것이 죄 짓는 것 같았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허송세월하면 안 되겠다 싶어 방송통신고에 진학했습니다.”

칠순이 넘어 학교 공부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공부에 대한 정열은 있지만 기억력이 문제였다.

특히 영어 공부가 가장 힘들었다. 단어를 적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외웠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죽을 고비를 두 번이나 넘겼습니다. 심장판막수술을 했는데 지혈이 안돼 병원에서는 죽는다고 했지요. 그렇지만 못 배운 설움을 가져갈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공부를 손에서 놓을 수 없었습니다. 방송통신고 다니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배우고 싶은 열정 때문에 모인 학우들이 아물지 않은 생채기를 안고 직장과 가정, 학교를 오가는 모습이 곧 호남의 역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상으로 왼쪽 눈을 실명해 의안을 했고 온 몸에 파편이 박힌 후유증으로 평생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공부에 대한 열정은 젊은이 못지 않다.

“대학 공부는 고등학교와 달라 걱정이지만 그 날 배운 것은 반드시 익힌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손주뻘인 학생들과 경쟁할 생각은 없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공부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학생들도 스스로 느끼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김 씨는 “살아 있을 때까지는 공부하고 싶다”며 “졸업할 때까지 만이라도 저에게 생명을 허락해달라고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NSP통신/NSP TV 김용재 기자, nsp2549@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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