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차연양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이른바 ‘팩스입당’으로 여야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새누리당에 희망 있다는 의미”라며 환영의사를 밝혔지만 여당 일부와 야당에서는 거센 비판을 퍼붓는 등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막장 행보’가 정치권의 새로운 가십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부산 야권에서 이에 대해 비난과 규탄의 목소리를 퍼부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위원장 김영춘)은 6일 오전 11시 부산시의회 브리핑 룸에서 해운대기장(을) 지역위 주최로 ‘김만복 씨 정치공작 의혹 해명 촉구 및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조용우 새정연 부산시당 대변인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아무리 권력에 눈이 멀고 정치 도의가 땅에 떨어졌다고 하지만 참여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새누리당에 도둑 입당을 한 사실도 모자라 이를 감추고 새정연 시의원 선거에 개입해 정치 공작까지 일삼았다”며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을 넘어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분노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그가 새누리당에 입당한 점이 아니라 입당 이후 그 사실을 철저히 숨기고 지난 10.28재부선 당시 새정연 후보였던 기장군 제1선거구 정영주 후보와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또한 지역위 주요행사에 참석해 지지연설을 하는 등 마치 우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시당에 따르면 김 전 국정원장은 정영주 후보와 수차례 만나며 야당 쪽 상황을 체크했으며 또한 정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개최된 ‘정영주 후보 필승 결의대회’ 및 ‘해기장을 지역위 상무위원회’에도 참석해 정 후보의 승리를 위한 지지 발언 및 격려사를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당은 김 전 국정원장이 이 자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남긴 정치적 유지까지 소개하며 정치적 신념을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당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당적을 감추고 의도적으로 새정연 후보에 접근해 지지와 지원을 하겠다고 한 저의에 대해 해명할 것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당과 후보자 및 유권자에게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시당은 “당측에서 수차례 고발까지 했던 김만복 씨를 입당 승인한 새누리당과 김무성 대표를 납득할 수 없다”며 “이 모든 행태는 누군가의 기획에 의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므로 새누리당 역시 김만복 씨의 정치공장 의혹에 대한 공동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당은 새누리당에 ▲김만복 전 원장의 입당과정이나 사실관계를 국민과 기장군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해명할 것 ▲공모하지 않았다면 김 씨의 해당행위를 징계할 용의가 없는지 밝힐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일부 새누리당 부산시당원들은 김 전 국정원장과 새누리당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민식 새누리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에서 “기장에 연고가 있고 그 곳에서 총선 출마설이 많이 있는 분이니 입당을 하려면 부산시당으로 신청해야하는데 서울 광진구에, 그것도 팩스로 입당을 했다”며 “과거 참여정부에서의 위치나 여러 가지 행적에 비춰보면 정상적인 절차가 아닌 기습입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조건 환영한다고 박수칠 일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간관계의 금도를 배신하는 사람이라면 이런점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해기장을)도 이날 아침 YTN라디오에서 “정치적 멘탈이 붕괴된 정도가 아니면 초현실주의 정치로서 세 다리를 걸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또한 “김 전 국정원장은 우리당이 과거에 ‘국기문란자’라는 비판던 했었던 거물급”이라며 “당이 ‘정치적 전향을 환영한다’고 짧게 입장만 밝힌 것은 ‘친노 흠집내기’로서 당에 정치적으로 이득이 되니 정치적 신의 원칙 기조 등의 부분은 간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새누리당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한편 김만복 전 국정원장은 지난 8월 27일 자신의 거주지인 서울 광진구을 새누리당 당원협의회에 팩스로 입당원서를 제출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동안 당비도 꾸준히 납부한 김 전 국정원장이 이후 이를 숨긴 채 새정연 해기장 지역위 행사에 참석하는 등의 황당한 행적을 보여 일부에서는 연고지인 기장에서의 출마를 염두에 두고 부산 강세인 여당으로 전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NSP통신/NSP TV 차연양 기자, chayang2@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