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NSP통신) 윤민영 기자 = 서부 울산의 대표 명소인 작괘천(酌掛川)·작천정(酌川亭) 관련 시문 등을 번역 수록한 ‘학술자료집’이 발간됐다.
울산대곡박물관(관장 신형석)은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 작천정 현판과 작괘천의 바위에 새겨진 시문, 문헌에 나오는 작천정·작괘천 관련 글 등을 번역하고, 작괘천 바위면에 나오는 인명들을 종합 정리한 학술자료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작괘천은 태화강의 상류로 작천정이 있는 곳은 ‘울산 12경’의 하나로 지정돼 있으며, 울산의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작괘천은 조선시대 반구대와 더불어 언양현(彦陽縣)을 대표하는 경승지로 알려진 곳이다.
작괘천이란 이름은 바위면에 술잔 모양의 구멍이 있기 때문에 유래했다는 기록과 돌 웅덩이가 있어 술잔을 띄울 수 있기 때문에 유래했다는 기록이 있다.
작괘천에 대한 시문은 17세기 무렵부터 지은 것이 남아 있으며, 이곳에 정자를 건립하기 위한 노력은 1902년(광무 6)에 결실을 맺게 돼 작천정이 세워졌다.
작천정은 추전(秋田) 김홍조(金弘祚)가 소유한 적이 있었으며, 1926년 무렵 공동 소유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후 정자는 1943년, 1967년, 2005년에 각각 중건됐다.
한문으로 적혀 있는 작괘천·작천정 관련 시문에 대한 번역 필요성은 일찍부터 제기돼 왔는데, 이번에 대곡박물관 학술자료집으로 발간됐다.
‘울산 작괘천 작천정에서 꽃핀 한문학’ 제목으로 발간된 이 학술자료집은 275쪽에 달한다.
이 책에는 먼저 작천정 현판에 보이는 상량문(1편)·기문(5편)·시(18수)에 대해 사진, 원문과 번역문을 수록했다.
둘째, 모은대기(慕隱臺記) 등 작괘천 주변의 석각 시문에 대해 사진, 원문과 번역문을 실었다.
셋째, 여러 문헌에 나오는 작괘천․작천정 관련 시문을 찾아 원문과 번역문을 수록했다. 신기선의 ‘작천정기’와 권해·박민효·서석린 등 18명이 지은 시문을 볼 수 있다.
시문 번역은 울산지역 한문학 자료를 소개하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는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 성범중 교수가 수행했다.
넷째 작괘천 일원의 바위에 새겨져 있는 많은 이름들을 조사해 사진과 함께 판독문을 실었다. 작천정과 마주보고 있는 산 중턱의 넓은 바위에 새겨진 헌산시사(巘山詩社) 135명의 명단과 작괘천 바위에 새겨져 있는 많은 인명들에 대해 사진과 판독문을 수록했다. 작괘천․작천정과 관련해 이름을 남긴 사람은 3백 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작괘천 작천정 관련 시문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해설한 성범중 교수의 논고를 수록했다. 그 외 이 책에는 1910년대의 작천정 모습과 일제강점기에 작천정에 소풍 나온 사람들 모습, 광복 후 소설가 오영수 선생 일행이 방문한 사진, 작괘천이 표기된 조선시대 언양현의 고지도 등을 볼 수 있다.
요컨대 이 학술자료집을 통해 작괘천․작천정의 내력과 이곳에서 이루어진 한문학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근대 언양지역 문인들의 활동 상황, 그리고 이곳을 찾아왔던 많은 사람들에 대해 알아 볼 수 있다.
대곡박물관에서는 지난 2013년 6월 25일부터 9월 29일까지 작천정 현판 글과 작괘천 바위면에 새겨진 시문에 대해 사진과 번역문으로 소개한 ‘울산 작천정에 꽃핀 한문학’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 전시에서는 1만 3000여 명이 관람한 바 있다.
당시에는 별도로 전시도록을 만들지 못했는데, 이번에 학술자료집 발간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신형석 대곡박물관장은 “이번 학술자료집이 작괘천․작천정의 내력과 이곳에서 꽃핀 한문학, 나아가 선비들의 교유 관계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하면서 “앞으로 서부 울산지역사에 대한 조사연구를 계속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NSP통신/NSP TV 윤민영 기자, yoong_jn@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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