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NSP통신 김용재 기자) = “430여 년 전 조상이 선정을 베푸셨던 나주에서 그 후손이 옛 모습을 되살리는 주변경관사업의 책임을 맡은 것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전력(015760)이 빛가람 에너지밸리의 첫 번째 실행사업으로 원도심 지역의 지상에 설치된 배전설비를 땅속에 묻는 지중화사업 추진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 사업을 주도할 김시호 한전 영업본부장의 14대 선조가 목사로 재임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나주와의 인연’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김 본부장의 선조는 1583년 8월부터 1586년 10월까지 나주목(고려~조선시대 전라남도 일원을 관할하던 지금의 도청 소재지)을 다스렸던 학봉 김성일 목사.
김 나주목사는 재임 중 나주 최초의 사액서원인 대곡서원(현재 노안면 소재 경현서원)을 세워 퇴계학파와 나주 유림들을 연계해 유학발전에 기여했고, 조선시대 나주읍성권의 3대 사장(射場·활쏘는 곳)이었던 동문안 사장터에 인덕지라는 연못을 건설했다.
특히 김 목사는 나주목 관아 정문인 정수루에 북을 설치해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고 소원을 들어주는 선정을 베풀어 나주시가 지난 2013년부터 34번의 북을 치며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정수루 북 두드림 제야행사’의 모태가 됐다.
나주시는 지난 2008년 나주목사의 관사였던 목사내아를 한옥체험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조한 ‘금학헌’의 내실 두 칸을 ‘김성일 방’ 으로 이름붙여 김성일 목사의 선정을 기리고 있다.
경북 안동이 고향으로 나주를 방문한 적이 없었다는 김시호 본부장은 “한전 나주 이전이 현실화되면서 ‘조상과의 인연이 내게 미쳤구나’라는 생각에 머리가 쭈뼛해지고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며 “앞으로 자주 나주 곳곳을 들러 옛 자취를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이 추진하는 ‘나주 신지중모델 시범구축’은 총 6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금성관과 중앙로 주변에 내년 10월까지 첨단 공법으로 4가지 지중화모델의 특화거리 3.9km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 사업으로 나주읍성 4대문 복원, 나주목관아·향교 주변사업 등 원도심 활성화 사업과 연계해 도시경관 개선에 획기적인 기여와 함께 원도심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은 지중화 모델에 대한 ‘지중배전 종합 홍보관’을 구축하고 공무원·업계 관계자 등에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해 나주가 미래 배전기술의 메카로 발돋음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본부장은 “천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나주에서 현대생활에 없어서는 안되지만 시각적으로 장애가 되고 있는 전신주와 배전설비 등을 지중화해 경관을 살리는 일을 후손이 한다는 것에 조상과의 인연을 떠올린다”며 “목사고을로의 과거 천년과 에너지밸리로 미래 천년을 꿈꾸는 한전의 상생현장으로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nsp2549@nspna.com, 김용재 기자(NS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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