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향해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전에라도 행정·재정적 권한을 대폭 이양해 진정성과 절실함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유는 경기도 북부지역 지자체 인구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고양시로서는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될 경우, 시민들의 세금 부담 등 막대한 의무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기 때문.
특히 인구 108 초과를 코앞에 두고 있는 고양시로선 특례시 지정으로 세금 부담 등 무거운 책임은 떠맡았지만 이 같은 책임에 비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이익은 특별한 게 없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에 NSP통신은 11일 고양시청에서 진행된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기자회견 중 이 시장의 지적한 중요한 발언 내용을 소개한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의 경제공동체 제안 기자회견 주요 발언 내용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사랑하는 고양 특례 시민 여러분! 저는 오늘, 위대한 대한민국의 자치 성공시대와 자랑스런 경기도의 도민 행복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고양특례시장으로서 경기북부경제공동체 구성을 공식 제안한다.
최근 경기도의 정치권과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중심으로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경기 북부 지역의 단체장으로 환영하고 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오직 접경지역이기에 희생을 감내해 온 경기 북부의 현실적 여건과 주민들의 절박함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아직 기본 토대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상태에서는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해 속도감 있는 추진도 필요하지만 제대로 진행하는 게 더 중요하다.
경기도는 지난 10여 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 냈다. 지역 내 총생산(GRDP), 산업 기반, 기업, 인구 등 우리나라에서 경기도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경기도의 겉모습에 불과하다. 안을 들여다보면 북부와 남부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경기도의 빠른 성장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성장의 과실인 인프라, 세입, 자본 등도 남부에 집중됐다. 또 이는 지표로도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경기 북부의 지역 내 총생산액은 남부의 21% 수준에 불과하며 사업체 수는 남부의 35%, 도로 인프라는 40%, 재정자립도는 65% 등 모든 부문에서 북부 지역의 열악함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경기 북부 제1의 도시는 고양특례시다. 그러나 경기도 전체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양특례시의 지역 내 총생산은 도내 8위에 불과하고 1인당 지역 내 총생산은 도내 26위에 그치고 있다.
저는 이것을‘경기 북부의 잃어버린 35년’이라고 생각한다. 성장의 과실이 나누어지지 못하고 이것이 다시 성장의 기회를 제약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수십년 간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가 추진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경기 북부가 발전해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를 추진하는 목표와 목적이 무엇인가? 무엇보다 먼저 확실히 해야 할 것은 경기 북부의 발전과 성장, 지역주민의 행복’이어야 한다.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가 설치된다고 해도 경기 북부지역의 성장기반이 저절로 마련되는 것도 아니다.
특별자치도의 출범 시기, 실현 가능성, 재정 및 인프라 배분 등 제반여건을 꼼꼼히 검토하고 비교해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게 경기 북부를 살릴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인지 검증해야 한다.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의 설치는 남부는 더 부유하게, 북부는 더 열악하게 할 수 있는 상반된 기대효과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는 오늘,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에 앞서 해결돼야 할 몇 가지 선행 과제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먼저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가 설치되려면 수도권정비계획법 대상 지역에서 제외돼야 한다. 경기 북부의 많은 시·군은 수정법의 과밀억제권역에 포함돼 기업 하나 마음대로 유치하지 못하는 강한 규제를 받고 있다.
인구와 산업이 집중될 우려를 막는 게 수정법의 목적이지만 인구만 늘고 산업은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수정법 규제가 유지된 채,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가 설치된다면 규제에 억눌리고 열악한 북부지역 자치단체만 경기도에서 떨어져 나가 더 차별받고 더 열악한 상황이 될 것이다.
그리고, 김동연 경기도지사께서는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전이라도 행정·재정적 권한을 대폭 이양해 그 추진의 진정성과 절실함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란 결국, 인구·기업·인프라 등 산업 기반을 자치단체 스스로가 계획,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특별자치도 설치 이전에 북부지역 자치단체가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는 역량을 미리 키워 나가야 한다.
북부지역 자치단체에 대한 대대적인 권한 위임은 경기도의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의지를 보여주는 것임과 동시에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로 연착륙하기 위한 선제적 방안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저는, 경기 북부 지역의 도민과 자치단체에 ‘경기 북부 경제공동체’의 구성과 운영을 공식 제안한다.
경기 북부지역은 과밀억제권역, 군사 보호 구역, 접경지역, 개발제한구역 등 복잡하고 다양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북부지역이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긴밀히 상호협력하는 게 필요하다.
수정법의 권역 조정, 공장총량제 등 규제 완화, 행정·재정적 권한 확대 등 다양한 현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경기 북부 경제공동체에 함께 해 주실 것을 간곡히 제안한다.
저와 고양특례시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북부지역 9개 자치단체와 함께 협력해 나감으로써 경기 북부지역의 발전과 성장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한편 이 시장은 11일 경기북부경제공동체 제안 고양특례시장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 이후 이어진 고양시 출입기자단과의 질의 응답 중 고양시의 특례시 지정은 고양시민들에게 세금 등 부담은 가중되고 혜택은 없는 아픔을 경험하게 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 같은 경험이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문제에 직면한 고양시민들에게 경험치로 남아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공감하고 있음을 표현했다.
NSP통신 강은태 기자(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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