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지난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국적인 국민의힘 열풍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지사와 파주시의 승부는 새벽녘 간 발차 역전패로 결론 놨지만 고양시는 개표 직후부터 벌어진 격차를 유지한 채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큰 표차 당선도 의외였지만 민주당의 자멸도 충격적이었다. 드디어 12년 만의 정권교체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정권 인수 기간이 채 한 달도 안 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수위원회 구성소식은 그동안 감감했다.
저간의 이야기로는 현 시장이 재선 가능성을 높이 두고 인수위 관련 조례를 제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낙선한 현 시장과 공천탈락자와 낙선자가 많은 현 시의회 구조상 의회 입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2010년엔 여야 정권이 바뀐 선거였고 2018년에 정권교체 없이 인물만 교체된 선거였던 그 시기엔 어떻게 인수위를 꾸렸을까? 실제로 당선자 책임으로 인수위를 꾸리고 취임 이후 임시조례를 만들어 마무리했다고 한다. 물론 임시조례는 당연 정해진 기간 뒤 폐기됐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당 해년도 6월 첫째 수요일에 치러지고 7월 1일 취임토록 법률로 정해져 있어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인수위를 꾸려 정권 인수를 속도감 있게 마쳐야함에도 불구하고 의회이건 행정이건 누구도 나 몰라라 했다는 것이다.
오늘 어렵게 15인의 인수위원 명단이 발표되고 현판식을 한다는 뉴스를 들었다. 앞으로 남은 기간 15일은 누가 봐도 정말 상당 기간 전부터 전문성을 가진 집단이 조직적으로 준비해오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정권 인수를 받고 109만 특례도시의 4년 시정을 디자인하기에 턱없는 시간과 턱없는 인력이다.
특히나 15일이라고 하는 시간은 지난 12년이라는 기간을 정치적 경제공동체를 이뤄 탄탄하게 짜 맞춰진 적폐카르텔로부터 충정어린 인수인계 업무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기대난망일 것이고 행정 역시 그 조직 특성상 당장 당선자의 입맛에 맞는 적극적인 지원이 쉽지 않을 터이다.
따라서 인수위는 어떻게 해야 이 짧은 인수기간을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즉 짧은 인수위 기간과 취임 후 임시조례 제정을 통한 인수위 정리기간 그리고 취임 후 본격 정권 인수 일정을 하나의 궤적으로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수위라는 짧은 인수 기간에 당장의 실무적 성과를 만들어내려 발버둥치기 보다는 당선자가 향후 특례시를 이끌어갈 그랜드 플랜을 상징적으로 묘사해 줄 수 있는 정교한 Issuing 또는 Showing의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수위의 핵심 역할은 시정흐름을 파악하고 당선자의 정책과 공약을 기존 시예산과 사업에 연계, 관철시키는 작업이고, 당선자의 철학과 정책에 맞게 수행조직과 그에 걸 맞는 인력의 배치를 기획, 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인수 기간이 한 달도 안되는 지방선거 특성상 턱없이 부족한 교체인력을 준비되지 않은 대상 조직에 정교히 매칭시키고 당선자가 공약했던 정책과 사업을 취임 이후 속도감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정지작업과 지원시스템 구축작업을 버겁겠지만 동시에 실행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수위의 조직표와 위원명단은 당선자의 미래를 한눈에 예측 가능토록 ‘정치적 상징’으로 조각(彫刻)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정치적 상징’이 형상화된 행보로 당선자의 취임 전 활동이 정치적으로 디자인되어야 시민들에게 강한 ‘각인 효과’로 남길 수 있다.
시민들은 인수위의 면면을 보고 백년의 시정을 한눈에 알아보고 천년의 신뢰를 보낼 수 있도록 정치한 디테일을 요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평생을 정치에 투신하고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왔던, 그렇기 때문에 빚을 갚아야 할 사람들이 주변에 널려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후 1기 조각 명단에 그들을 포함시키지 않았던 이유를 곱씹어 되새길 필요가 있다.
고양시는 109만 특례시로 전환하는 중대한 시기에 12년 만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도시다. 이러한 정의에는 12년만의 정권교체라는 것과 특례시 전환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함의를 포함하고 있음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이 두 가지 함의는 서사적이어야 하고 정-반-합이라는 변증법적 모순의 통일과정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렇게 볼 때 12년만의 정권교체를 달성하고 특례시로 출발하게 될 민선8기 고양시는 과연 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무엇에 두어야 할까? 물론 특례시로 발돋움할 고양시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내고 그것을 구체적인 현실로 구현해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하나의 대전제가 필요하다.
12년 만에 정권교체이고 지난 정권에서 양산된 적폐의 규모나 질이 심각한 수준에 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고양시의 미래를 바람직하게 그려내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즉 인수위가 시민들에게 반드시 각인시켜야 할 과제 중 하나가 특례시로 재탄생할 ‘고양시의 바로세우기’에 대한 의지 표현이다.
새 술을 마시려면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하듯 헌 부대를 버리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조각가였던 미켈란젤로가 교황의 명으로 시스틴 성당의 천장 벽화를 그릴 때, 엄청난 면적의 천장 벽에 칠해져 있던 칠을 벗겨내는 작업으로부터 자신이 고른 수정 불가능한 물감 특성 때문에 자신의 머리속에 구상된 이미지를 한 번에 그려내는 천재성까지 발휘된 작업이었듯이 고양시의 바로세우기는 지난 정권의 12년 적폐 특히 적폐카르텔을 발본색원하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
서민들의 가슴을 피멍들게 하고 가족들의 피눈물을 쏟아낸 비리공무원들과 그와 관련한 카르델 조직을 발본색원하여 만인의 귀감이 되도록 청산해야 한다.
구멍 뚫린 배의 구멍을 막는 근본적인 수리는 하지 않고 물 빼내는 장치를 보강하는 임시조처로는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렵다. 특히나 도덕적, 윤리적인 측면에서 사익을 취한 것을 넘어 사회적 취약계층을 착취하고 그들의 삶까지 파괴하는 악질적인 적폐는 발본색원이 필요하며 이러한 범죄가 공직을 이용한 배임에 이어 민·관·정까지 이어지는 구조화된 시스템으로써의 적폐카르텔이 확인된다면 소위 ‘적폐청산위원회’와 같은 명칭은 아니더라도 그와 유사한 명치의 공식 조직의 출범은 곡 필요한 것이 될 것이다.
윤설열 정부도 지난 정부에서 발생된 많은 불합리한 사건 중 객관적으로 적폐라고 규정될 수 있는 사건들에 대한 적극적인 청산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고양특례시 민선8기 인수위원회 조직에 그러한 의지가 잘 표현되어 있어 보이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하지만 적폐의 청산에는 대상과 범위, 처벌의 기준과 한계를 명백히 제시해야 한다. 징벌의 강도는 최고이어야 하되 범위는 최소화하고 대부분을 포용하고 동반협력을 위한 대 탕평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신속하고 말끔한 청산이 전제돼야 한다. 적폐청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 표현은 다름 아닌 ‘대화합과 새로운 미래’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대정신을 담은 미래상 제시가 올바른 순서가 될 것이다. 그 다음에 사람이 되겠다. 그리고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와 오피니언 리더(Opiniom Leader),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등이 줄줄이 뒤따르겠지만 지면 관계로 종국적으로는 ‘사람 낚는 어부’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말로 글을 마친다.
한편 며칠 전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발표한 '경기도형 정치 모델'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어 소개한다. 다음 달 취임을 앞둔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여야를 가리지 않는 '협치의 광폭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인수위원회에 경쟁 정당인 국민의힘 인사의 참여를 요청한 데 이어 여야 전직 지사와 수도권 광역 지자체장 당선인들을 연쇄적으로 접촉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치개혁을 앞세운 '경기도형 정치 모델'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김동연 당선자의 이러한 행보가 정권 교체된 여야의 정치구도에서 신선한 바람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교사로 관심을 갖고 두고 볼 일이다.
본 기고는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NSP통신 people@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