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부산불꽃축제 현장. 부산시가 제11회 부산불꽃축제부터 유료화를 강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불꽃축제 공식사이트)

(부산=NSP통신) 차연양 기자 =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진행해오고 있는 부산불꽃축제가 올해부터는 일부구간을 유료좌석제로 변경·시행함에 따라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예산확보를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거센 탓이다.

부산시(시장 서병수)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11회 부산불꽃축제 개최 장소 중 일부구간을 오는 8월 3일부터 인터넷으로 개별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번 1차 티켓 오픈을 통해 부산시는 부산불꽃축제의 관광상품 좌석 R석 200석, S석 800석 등 총 1000석을 판매한다. 좌석은 ‘노른자위’ 구간인 수영구 문화센터앞 백사장 한가운데 설치될 계획.

테이블과 의자를 갖춘 R석은 10만원, 의자만 제공되는 S석은 7만원으로 판매되며, 티켓구매자들에게는 무릎담요, 기념품 등이 제공된다.

시에서 주최하는 축제가 유료화 된다는 소식에 이어 ‘10만원’, ‘7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판매금액에 시민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부산에 거주하는 시민 A(41) 씨는 “이 가격에 1만석이면 언뜻 계산해도 수억원이 훌쩍 넘을 텐데, 시에서 부족한 예산을 시민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며 “무리한 예산 책정으로 시민 부담을 가중시키기 보다 예산을 줄이고 부담을 덜어서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B(29) 씨도 “그렇지않아도 축제기간마다 크루즈 선을 탔다느니, 호텔 오션뷰(Ocean View)로 불꽃을 봤다는 SNS 게시물을 보면 상대적으로 박탈감마저 느껴졌다”며 “이제 서민들은 좋은 자리에서 축제를 즐기지도 못하게 됐다”고 씁쓸한 심경을 토로했다.

부산시와 부산불꽃축제 조직위 측은 유료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부산불꽃축제를 담당하는 부산시 문화예술과의 김정희 주무관은 “타 지역과 외국에서 불꽃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던 관광객들이 많은 인파에 통제를 받는 등 제대로 된 관람을 할 수 없어 꾸준히 민원이 제기돼 왔고 첫 개최였던 2005년과 비교해 예산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서 축제의 퀄리티를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불꽃축제 유료화의 이유를 밝혔다.

김기웅 부산불꽃축제 홍보팀장 역시 “부산불꽃축제가 그간의 성공적 개최에서 한 발 나아가서 ‘축제를 통해 부산이 돈을 벌 수 있는가’,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오랜 시간 논의가 있었다”며 “부산시민들에게 자릿값을 받겠다는 것이 아니라 판매수익을 통해 축제 질을 향상시키는 데 투입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즉, 국비확보 등의 문제로 불안정한 예산과 물가상승 때문에 불꽃축제의 명당자리인 중앙좌석을 관광상품으로 판매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그러나 부산시의 이같은 해명은 시민들에게 도저히 납득이 되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시민들 주머니 속에서 충당하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을뿐더러, 예산확보가 어렵다면 무리하게 행사를 키울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이훈전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유료화 과정에서 형식적인 공시화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시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보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며 “좌석 판매가 관광객 유치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더라도 시민 입장에서는 위화감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고 현재도 심화되고 있는 광안리 일대의 ‘바가지 요금’을 정당화 시키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 사무처장은 또한 “시에서는 판매수익금은 축제 콘텐츠 개발 등에 사용하겠다고 하는데 예산확보가 어렵다면 유료화를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 보다는 예산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발전’이라는 지나친 욕심에 사로잡혀 진정한 축제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처음 ‘유료화’를 시작하는 부산불꽃축제는 10월 23일부터 10월 24일까지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개최된다.

NSP통신/NSP TV 차연양 기자, chayang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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