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도남선 기자 = ‘범어사 칠성도’가 다시 범어사의 품으로 들어왔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수불스님, 방장 지유스님)는 해외에 유출됐었던 조선후기 불화 범어사 칠성도를 해외 경매에서 매입 형태로 환수했다고 밝혔다.
범어사 칠성도는 1861년 범어사 극락암에 봉안됐다가 6.25전쟁 등 한국사회의 혼란기인 1950~60년대초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범어사 칠성도가 지난 5월 스위스 경매장에 올라오자, 본래 불화 소장처였던 범어사가 적극적인 환수 작업에 들어가 매입하게 된 것.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즉시 종무회의를 열어 “비용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반드시 모셔와야 한다”며 칠성도인수위원회(위원장 부주지 범산스님)를 구성하고,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 이하 재단)과 협의하여 스위스 현지에 관계 스님을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환수에 나섰다.
이에 범어사는 지난 6월 3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진행된 한 옥션에서, 1861년(철종 12) 제작된 뒤 부산 범어사 극락암에 봉안됐다 사라진 칠성도 3점(비단에 채색, 55×84㎝)을 7만8500 스위스 프랑(한화 9400여 만원·경매수수료 포함)에 낙찰받았다.
칠성과 북극성 신앙이 반영된 조선후기 불화인 범어사 칠성도는 당시 사찰에서 매우 중요한 예배대상이었으며, 이날 경매에서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범어사 칠성도는 재단에서 해외 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문화재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스위스 취리히 소재 콜러 옥션(Koller Auktionen)에 출품된 칠성도를 발견하고 그 즉시 범어사와 협의해 전문가에게 의뢰해 불화의 진위와 가치를 평가했다.
불교문화재 전문가인 동국대 문명대 명예교수는 “칠성도는 조성연대와 제작처, 화승, 봉안처 등 조성유래를 확실히 알 수 있고, 짜임새 있는 구도와 단아하면서 건장한 불상의 형태, 칠성도의 중심인 치성광삼존도가 남아있는 점 등으로 볼 때 19세기 후반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며 매우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향토기업인 주식회사 삼정기업(회장 박정오)에서 부산의 명찰 범어사에서 귀중한 문화재를 환수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발적인 자비희사의 뜻을 밝혔다.
범어사에서는 종무회의를 통해 뜻을 받아들이기로 하여 칠성도 환수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향토기업의 문화재 사랑에 잔잔한 감동이 전해지고 있다.
앞으로 범어사에서는 부산시와 협의해 시 지정문화재로 등록하고, 빠른 시일 내 독립 공간인 ‘칠성각’을 건립하여 봉안할 계획이다.
범어사 칠성도는 오는 13일 스위스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며, 범어사에서는 14일 오전 10시 일주문과 보제루 앞마당에서 사부대중 3000여명을 초청해 봉안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NSP통신/NSP TV 도남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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