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윤호중 의원실)

(경기=NSP통신) 김종식 기자 = “외국 행사에 코이카 직원과 봉사단원들이 음식하고 서빙하라” “행사 업무추진비 부족하니 코이카가 분담하라”, 지난 2020년 한국국제협력단 노동조합이 해외사무소 근무 혹은 1년 이내 귀국한 직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갑질 사례 익명 설문조사 결과 일부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구리시)이 단독 입수한 코이카 노조의 ‘상급기관의 갑질 사례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외교부의 고질병인 재외공관장 갑질이 산하기관인 코이카 해외사무소 직원들에게까지 공공연하게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코이카 해외사무소 근무 경험이 있는 직원의 43%가 재외공관 업무 수행을 요구받았다고 답했다. 지위와 관계의 우위를 이용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 근무환경 악화 행위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한 직원들도 25%에 달했으며 코이카 사업의 선정 및 기획에 관한 부당 요구를 받은 경우도 23%를 차지했다.

유형별로 구분하면 ▲재외공관 행사에 코이카 직원과 봉사단원들을 불러 음식과 서빙을 요구 ▲공관장 평가 점수를 위해 코이카 직원을 업무와 무관한 행사에 보내거나 결과 전문(電文)을 여러 건으로 쪼개어 작성을 요구 ▲기진행 중인 사업을 공관장 선호에 따라 취소하라고 하거나 공관장이 미는 사업이 선정과정에서 탈락할 경우 사무소를 압박하고 힐난(사업선정 및 기획에 관한 부당요구) ▲나이가 찼으니 돈 많은 교민과 결혼요구와 같은 발언 등 전형적인 갑질 행위가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윤 의원은 더 큰 문제는 외교부가 이 내용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으로 코이카 노동조합은 외교부 소관부서 국장과 면담을 갖고 설문조사 내용을 공유하고 공관장 및 공관직원의 인식 제고 및 행동 개선을 위한 상급기관 대책마련이 시급함을 피력했으며 외교부 역시 면담 당시에는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대책 마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적극적인 후속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의원은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샌다는 말처럼 행정직원뿐 아니라 산하기관 직원에게까지 갑질을 일삼은 재외공관장들의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를 계기로 외교부 차원에서 코이카 등 전체 산하기관 직원의 갑질 피해 사례를 전수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코이카 직원의 근무실태를 재외공관장이 평가하고 이를 직원평가에 반영하고 있다”며 “이는 법령에 명시된 권한을 벗어난 행위로 인사평가를 빌미로 권한남용의 우려가 있는 만큼 즉시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NSP통신 김종식 기자 jsbio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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